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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 시장 '프리미엄 똑딱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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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 시장 '프리미엄 똑딱이' 떴다

입력
2009.12.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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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3일 서울 남대문시장 올림푸스 카메라 매장. 올림푸스의 하이브리드형 디카 'PEN E-P2' 예약출시를 앞두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고객들이 몰려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고, 4시간만에 준비된 제품 1,000대가 모두 팔렸다. 이 카메라의 첫번째 버전 'PEN E-P1'도 올 7월 출시된 지 5시간 만에 2,000대가 매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시장을 양분하는 캐논과 니콘이 아닌 회사의 제품이 이렇게 단기간에 매진되기는 처음"이라며 "디카시장이 특정 제품의 전유물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디지털카메라(이하 디카) 시장에서 중위권 업체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고가의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를 앞세워 디카 시장을 주름 잡았던 캐논과 니콘이 최근 경기 불황과 함께 위축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중위권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차별화한 기능을 더해 선보인 하이브리드형 콤팩트 디카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하이브리드형 디카란 DSLR과 콤팩트형 디카의 장점을 뽑아 만든 제품. 내부 반사거울을 없애는 등의 구조개선을 통해 부피는 일반 디카수준으로 줄인 반면, 렌즈 교환이 가능하고 DSLR과 동일한 크기의 센서를 내장해 질 좋은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가장 주목을 끈 제품이 바로 올림푸스한국의 '펜(PEN) E-P1'이다. 아날로그적인 감성 디자인에 휴대성을 높여 7월 선보인 렌즈교환식 하이브리드형 디카로, 초보자들에게도 창의적인 촬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아트필터' 기능에, 기존 DSLR 제품 대비 절반 이상으로 부피를 줄인 이 제품(335g)은 올림푸스 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예약판매 초도물량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어 출시된 E-P2 모델도 여성 애호가의 절대적인 성원에 힘입어 두번째 매진사례를 이어갔다. 이 제품은 DSLR과 콤팩트 디카(일명 '똑딱이')로 양분된 종전 디카 시장 구도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가 하이브리드 디카로 출시한 '루믹스 GF1'도 국내 시장에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무게가 285g에 불과한 이 제품은 이달 중순 한정 수량(500대)으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판매를 실시한 결과, 20분만에 모두 판매가 완료됐다.

업계 최초로 카메라 앞면에도 LCD를 장착, 듀얼LCD 카메라 시대를 연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카메라의 '블루'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셀프카메라 촬영을 선호하는 신세대 젊은 층을 겨냥해 나온 이 제품은 기존 카메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적용, 국내에서 최단 기간내 3만대 판매 신기록을 달성할 만큼 높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선두 업체인 캐논과 니콘은 중위권 업체의 도약과 불황 속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올해 9월 국내 DSLR 시장 규모는 전년동월에 비해 약 3% 가량 줄어든 1만9,709대로 집계됐다.

심지어 캐논코리아의 경우, 9월 DSLR 모델로 출시한 'EOS-7D'가 과장광고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미지 실추와 함께 곤욕을 겪고 있다.

제품 출시 당시, '시야율 100%'로 표기됐던 이 제품의 실제 시야율은 약 99% 안팎이라는 사실을 일본 네티즌들이 밝혀냈고, 우리나라에서도 '캐논이 시야율을 의도적으로 속였는지 아닌지'여부를 두고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현재 이 사안에 대해 캐논코리아에 정확한 소명자료를 요청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하이브리드형 콤팩트 디카의 이 같은 성장세를 두고, 업계에선 벌써부터 내년 디카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전체 디카시장에서 카메라와 렌즈를 별도로 구입해야 해, 가격부담이 큰 DSLR 제품 라인업을 위주로 한 캐논과 니콘의 절대 우위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대안인 하이브리드형 디카의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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