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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의 투자이야기] 주식은 '포지티브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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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의 투자이야기] 주식은 '포지티브섬' 게임

입력
2009.12.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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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투자가 '제로섬 게임'인지 여부를 먼저 파악하는 일이다. 게임 참가자들의 손익의 합이 영(0)이면 '제로 섬'(Zero Sum) 게임, 0보다 크면 '포지티브 섬'(Positive Sum) 게임, 0보다 작으면 '네가티브 섬'(Negative Sum) 게임이다. 예컨대 주식투자는 '포지티브 섬' 게임이며, 선물투자는 '제로 섬', 내기 당구는 당구장 주인에게 흘러가는 돈이 있으므로 '네가티브 섬' 게임이다.

주식 투자가 '포지티브 섬' 게임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은 증시의 평균 수익률이 무위험 금리보다 높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재무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장기 주식 투자 수익률은 무위험 금리보다 높다. 물론 이런 연구는 선진국 중심의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필자는 국내 주식 투자도 '포지티브 섬' 게임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데, 두 가지 중요한 전제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국가의 증시가 발전하려면 경제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동시에 증시로 계속 자금이 유입돼야 하는데, 우리 나라는 그런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렇게 좋은 여건인데도 투자에 실패해 쪽박을 차는 개인투자자가 많은 것은 전문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혼자 투자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증시에 참여하기로 했으면 투자 성패의 기준은 시장 평균수익률이 되어야 하는데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언제나 시장수익률보다 저조하다. 실제 미국의 통계를 보면 1970년대에는 시장 비중이 30%에 불과한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이 언제나 시장평균 수익률을 압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머지 70%의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투자자가 초과수익을 내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기관투자자 수익률도 시장수익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연기금 및 펀드 투자의 활성화로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요컨대 미국 증시에서는 기관 투자자 간의 '제로 섬'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50%가 넘는 개인 투자자들이 30% 전후의 외국인과 20%에 불과한 기관 투자자에게 여전히 초과수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수익률 경쟁에서 개인 투자자가 항상 패배자였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펀드 업계 종사자로서 자화자찬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혼자서 하는 투자보다는 펀드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정답일 것 같다.

이진수 푸르덴셜자산운용 퀀트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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