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뉴SM5와 닛산의 뉴알티마가 새해 국산, 수입차 중형 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성능을 높이고도 가격을 낮추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한 '착한 가격'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출시된 쏘나타와 캠리의 거침없는 질주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쏘나타는 국민 중형차라는 명성답게 9월 출시후 4만5,000여대가 팔렸다. 이전의 NF쏘나타까지 합쳐서 올해 11월까지 쏘나타는 올해 12만8,734대가 팔려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예약분 10만대도 기다리고 있다. 도요타의 캠리 역시 10월 출시 후 한달만에 451대가 팔려 단숨에 수입차종 1위를 차지했다. 현재 계약자가 3,200여명이나 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복병은 르노닛산그룹이다. 닛산의 뉴 알티마와, 뉴SM5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일전을 준비중이다.
두 차종은 출시전부터 구매층을 철저히 분석, 쏘나타와 캠리를 정조준했다. 가격을 경쟁차종보다 100만원 이상 낮추고도 성능을 개선했다. 특히, 르노닛산 그룹의 무단변속기 기술을 활용 연비향상이라는 실속을 챙겼다.
뉴 SM5, 출시전 가격에서 쏘나타 제압
22일 사전예약에 들어간 뉴SM5는 일주일 만에 7,300대가 예약됐다. 영업일수로는 3일만에 이룬 성과다. 가히 소비자의 관심이 폭발적이라고 할만하다.
이같은 인기의 비결은 품질에 대한 신뢰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은 뉴 SM5의 가격을 경쟁상대인 현대 쏘나타보다 100만~200만원 낮추기로 했다. 신형 쏘나타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150만~200만원 인상한 현대차의 약점을 파고 든 것이다.
뉴 SM5 기본형인 PE 모델은 쏘나타보다 100만원 이상 저렴한 반면, 편의ㆍ안전장비는 한단계 위라는 평가다. 실제로 쏘나타가 2단 열선시트인데 비해 SM5는 3단이며, 쏘나타가 에어백 중 저가형에 해당하는 디파워드 전면 에어백을 장착한 데 비해 SM5는 이보다 고급 기술인 '스마트에어백'이 적용됐다.
스마트에어백은 에어백 전개시 2단계에 걸쳐 펴지기 때문에 운전자가 받는 충격이 기존 에어백에 비해 훨씬 덜하다는 게 르노삼성측의 설명이다.
기본형 바로 위인 SE모델부터는 뒷좌석까지 독립 에어컨 시스템이 적용됐고 천연가죽 시트, 운전적 파워시트가 들어간다. 중간급인 SE 플러스 모델은 가죽시트와 버튼시동 장치 등을 갖추고도 가격은 2,350만원 대다.
쏘나타는 비슷한 사양의 모델이 2,470만원이다. 모든 옵션을 장착한 최고급형으로 비교하면 SM5가 준대형급에 적용되는 운전석 마사지 및 메모리 기능 전동시트까지 갖추고도 2,800만원대인 반면, 쏘나타는 이 같은 기능이 없으면서도 2,990만원이다.
르노삼성은 뉴 SM5의 정확한 세부 가격을 내년 1월13일 공개하고 18일부터 사전 계약자에 대한 차량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때 무단변속기를 장착해 쏘나타(리터당 12.1㎞)보다 높은 연비 성능을 공개할 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르노삼성은 무난한 디자인과 크기면에서 신형 쏘나타보다 큰 덩치를 활용 '가족을 위한 중형차' 이미지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뉴알티마, 캠리 이상 성능이지만 100만원 낮췄다.
닛산코리아는 스포티 패밀리 세단을 표방한 '뉴 알티마'를 출시한다. 뉴 알티마 역시 가격이 무기다. 성능을 개선하고도 3,390만원(뉴 알티마 2.5), 3,690만원(뉴 알티마 3.5)으로 인하했다. 도요타 캠리(3490만원), 혼다 뉴 어코드(3590만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형 수입차 시장 평정을 노리고 있다.
이미 예약물량이 500대를 넘어섰다. 뉴 알티마는 기존 모델에 비해 디자인 면에서 볼륨감을 높이고, 전면 그릴 부를 보다 스포티하게 개선했다. 헤드램프, 프런트 범퍼디자인, 휠 모양이 바뀌었다.
성능면에서는 올해 미국 제이디파워(J.D. Power)에서 실시하는 초기품질만족도에서 캠리와 어코드를 누르고 최고의 중형 세단으로 선정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검증된 모델이라는게 업체측의 설명이다.
특히 닛산이 특허를 갖고 있는 차체 진동 감소 기술이 적용돼 잦은 도로공사와 커브가 많은 도심 주행에서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DMB,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가 지원되는 스크린을 기본 장착하고 있으며, 아이팟 전용 컨트롤러와 USB 단자를 통해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 호환도 가능하다. 뉴 알티마 3.5 모델의 경우 연비가 동급 최고 수준인 리터당 10.3㎞까지 향상됐고, 뉴 알티마 2.5도 리터당 11.6㎞를 자랑한다.
닛산의 무단변속기 기술 때문이다. 'X-트로닉 CVT'로 불리는 무단 변속기는 말 그대로 단계별 변속없이 기어비율이 조정되는 기술. 변속 충격이 없고 가속시 연료 손실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르노삼성의 뉴SM5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
닛산은 뉴알티마 외에도 내년 중반 인풔軀? 시리즈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국내에 선보여 내년 판매목표를 올해 예상치보다 2배 늘어난 8,000대로 늘려 잡고 있어 도요타와 혼다를 긴장시키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새해에 뉴SM5, 뉴알티마가 출시되고 쏘나타2.4 모델까지 더해질 경우, 국내 중형차 시장이 업체간 경쟁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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