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마감되면서 본격적인 정시 전형이 시작됐다.
올해 정시는 선발 인원이 감소했고,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 수도 크게 줄었다. 서울대 서울교대 춘천교대 등 8개 대학만이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수시 전형에 비해 논술 점수 반영비율도 높지 않다.
그러나 서울대의 경우 2단계 전형에서 논술고사 성적을 30%(사범대학22%) 반영한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성적이 비슷한 수험생들은 논술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논술고사 경향을 분석하면 올해 논술 대비에 참고가 될 것이다.
서울대, '논리적 사고' 중요
올해 초 치러진 서울대 인문계열 논술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총 3문제가 출제됐다. 일반논술과 통합논술이 적절하게 조합돼 있었으며 고사시간은 300분이었다. 내년 1월에 있을 시험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문계열 논술은 친숙한 주제와 짧고 평이한 제시문을 교과서에서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어진 자료를 참고해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을 응용하고 활용해
수험생 개개인의 생각이나 주장을 담아 그 근거가 되는 내용까지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에 실질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09학년도 정시 논술문항을 살펴보면 문항1은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 내용의 일부를 발췌한 제시문 1개를 주고 '삶의 다양성'에 관한 견해를 1,800자 내외로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문항2는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오존층 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근거를 들어 기술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와 오존층 문제 해결에 관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논술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를 각각 출제했다.
문항3은 '한옥'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전통문화의 계승과 변동 양상을 논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을 통해 한옥의 특징과 가치,한옥의 현대적 변용,한옥의 구조와 삶의 양식 등을 파악하고 주어진 자료를 분석해 논제에 제시돼 있는 질문들에 답해야 했다.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고교 교육과정에 기초한 다양한 소재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4문제를 출제하며 고사 시간은 총 300분이다.
수리ㆍ과학적 개념과 원리의 이해 및 분석, 구성 능력,통합적 추론 능력,창의적 사고 능력,논리적 설명 능력,의사소통 능력 등을 측정한다.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2008학년도와 동일하게 과학 3문항,수학 1문항을 출제했다. 수학보다는 과학 문항에서 과목 간 통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4개의 문항은 각각 3~4개의 논제로 구성됐는데 일부 논제의 경우 하위 소논제를 포함해 수험생들은 총 17개의 소논제를 해결해야 했다. 제시문은 주로 교과서에서 발췌했으며 수식 및 도표,그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9학년도 논술고사는 자연현상에 대한 직관적인 예측을 다양한 방법(관측,실험,분석)을 통해 엄밀하게 확인하는 능력,즉 과학적 탐구 능력을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일부 문제에서는 단순한 과학적 탐구 능력을 넘어 철학적인 고민에 이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는 계열별로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암기된 글보다는 교과서의 주요 주제 개념 정리와 연구 문제 풀이를 등을 통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기르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교대, '교육적 가치관'평가
서울교대는 정시 논술고사로 일반논술형에 단일 논제를 출제한다. 시간은 120분, 분량은 1,800자 내외이다. 제시문은 주로 교육이나 학문,사회 현상 등을 소재로 3~4개를 출제하며,그림이나 도표 등을 적극 활용하기보다는 텍스트 위주로 출제한다.
2009학년도 정시 논술고사는 '게으름의 찬양과 학문의 목적'을 주제로 채택했으며 수학 및 과학 등 학문의 발생 배경과 그 의의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한 글(제시문 가,나)과 인간 삶에 있어 느림과 쉼의 의미를 강조하는 강연 글(제시문 다)을 제시문으로 출제했다.
논제에서는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각기 다른 관점을 비교해 요약하고,두 관점 중 하나를 택해 제시문 (다)의 주장을 옹호 또는 비판할 것을 요구했다.
올해도 이 같은 일반논술형 문제를 출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험생의 교육관 및 사회를 바라보는 균형적인 시각,가치관 등을 평가하는 주제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교대 논술고사는 주제 자체를 교육 분야에서 찾는 경우가 많으므로, '교육'과 관련된 각종 이슈들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확립해 두는 것이 좋다. 기존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장문의 논술문을 작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