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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前국회의장 피습… 反정부 인사 대대적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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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前국회의장 피습… 反정부 인사 대대적 검거

입력
2009.12.3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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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시아파 성일인 27일 아슈라 시위사태 이후 반정부 인사에 대한 대대적 검거 등 강경조치로 소요확산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갈수록 고조되는 국민의 반정부 정서는 그간 금기시돼온 신정체제 및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비판으로 이어져 성역마저 무너뜨리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6월 대통령선거 부정시비와 꺾이지 않는 야권의 저항, 높은 실업률과 20%대의 인플레 등 서민을 옥죄는 경제실정에다 계속되는 유혈진압까지 더해져 이란의 정치위기는 예측불허다.

개혁파 메흐디 카루비 전 국회의장은 유혈진압 직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정부를 1979년 피의 투쟁을 통해 무너뜨린 샤 왕조의 팔레비보다 못한 독재정권으로 격하했다. 그는 28일 성명에서 "샤 왕조조차 성일(聖日)을 존중했다"며 정부의 유혈진압을 규탄했다. 신정체제인 이란에서 현 정부와 샤왕조의 비교는 그 자체가 모욕이다. 이 때문인 듯 카루비 전 국회의장이 탄 자동차는 이날 애도식 참석도중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대선 부정을 감싸고 현 정부를 옹호한 하메네이에 대한 비판도 시위 도중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현 정부에 대한 극단적 반감으로 성역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 듀크대에 방문교수로 체류중인 아야툴라 모흐센 카디바르는 28일 독일 슈피겔에 "하메네이가 알라신을 대변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친정부인사인 알리 라리자니 국회의장은 29일 아슈라 시위를 "신성에 대한 훼손"으로 공격하면서 시위자에 대한 자비 없는 엄벌을 요구, 당국의 강도 높은 탄압을 예고했다. 자라스 등 현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아슈라 시위 후 야권 핵심인사 10여명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의 자매 누신,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 수 명 등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했고, 전국적으로는 시위가담자 1,500명 이상을 검거했다.

이란 당국은 또 추가 시위를 막기 위해 무사비 전 총리의 조카 세예드 알리 등 시위 중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24시간 내 매장하는 게 이슬람 전통이다.

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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