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으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내년 2월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빙상 태극전사들이 29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국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명규 부회장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에서 모두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효자종목인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심리적인 부담이 컸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가 빠진 남자는 여전히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쇼트트랙 여왕' 진선유의 공백을 절감하고 있는 여자는 중국에 세계 최강자리를 뺏긴 지 오래다.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자인 이호석(23ㆍ고양시청)은 "금메달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고백했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던 쇼트트랙 막내 곽윤기(20ㆍ연세대)는 "올림픽을 앞두고 인터뷰하려니 시합 때보다 더 떨린다"고 말했다. 곽윤기는 "김연아 때문에 피겨 인지도가 높아져 쇼트트랙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면서 "동계올림픽은 역시 쇼트트랙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쇼트트랙 태극전사들이 잔뜩 긴장했다면 스피드스케이팅 태극전사들은 담담했다. 올림픽에 다섯 번째 출전하는 이규혁(31ㆍ서울시청)과 남자 500m 세계선수권자 이강석(24ㆍ의정부시청) 등은 차분한 말투로 "남은 기간 몸 관리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김관규 감독은 이규혁과 이강석을 금메달 후보로, 모태범과 여자부 이상화를 동메달 후보로 꼽았다. 김 감독은 "단거리는 1,000분의 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뀐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맏형 이규혁은 "메달을 많이 딴 쇼트트랙에 인기가 밀리지만 동계올림픽의 꽃은 스피드다"고 강조했다. 금메달을 양산해왔던 쇼트트랙 태극전사는 김연아 열풍에 관심을 덜 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 태극전사는 쇼트트랙 그늘에 가렸다고 생각한 셈이다.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곽민정(15ㆍ군포수리고)은 "국가대표가 돼서 꿈만 같고, 연아 언니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이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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