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입구 쪽 기린과 코뿔소만 보고 나면 "너무 걸어 다리 아프다"고 칭얼대는 아이들, 동물원 들렀다 놀이기구라도 타려면 다시 한참을 걸어 입장료까지 새로 내야 하는 서울랜드.
그러나 앞으로는 아프리카 사파리 관광처럼 차를 타고 동물을 관람하고, 보트와 리프트를 타고 공원 곳곳을 다닐 수 있게 된다. 대초원 옆으로 빙하시대, 빙하시대 옆으로 열대 우림이 꾸며져 볼거리도 한층 다양해진다.
올해로 개원 100년을 맞은 서울대공원이 확 바뀐다. 서울시는 동물원과 서울랜드를 통합하고 규모도 지금의 3배 이상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대공원 재조성 사업계획을 28일 발표했다. 낡고 불편한 시설에 따른 관람객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고, 서울 지역 어린이들의 '마음의 고향'이라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시도다.
시는 동물원, 식물원, 서울랜드의 칸막이를 없애고, 이를 주제별로 합쳐 '테마파크(The Living World)'와 '공공공원(public park)'을 조성하기로 했다. 테마파크는 다시 대초원, 빙하시대, 한국의 숲, 열대우림ㆍ대양주 등 기후를 주제로 4개 구역으로 나눠지는데 각 구역에는 주제에 맞는 동식물과 놀이기구가 들어선다.
63만㎡ 초원지대에서는 이용객들이 오픈 트럭을 타고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야간에도 운영이 돼 야행성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북극과 남극 등 냉ㆍ한대 동물을 주제로 한 빙하시대에서는 우리 대신 넓은 공간에 풀어놓은 북극곰과 펭귄을 볼 수 있고, 얼음조각 작품과 실내 아이스스케이팅도 즐길 수 있다.
지금의 서울랜드 부지에 들어설 열대우림과 대양주 전시관에서는 정글트레일, 페달카, 크루즈, 목재 롤러코스터 등 열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각종 놀이시설이 들어서고 희귀동물들이 둥지를 틀게 된다. 또 한국의 숲에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등 한국고유의 동식물과 철새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과 입체관람시설이 생긴다.
공공공원은 농장, 서울거리, 호수공원, 생태습지 산책로, 정원 등으로 구성된 휴식공간이 될 전망이다. 이 곳에는 서울의 주요 거리가 재현되고, 각종 공연과 퍼레이드 등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12만㎡ 규모의 농장에는 공원 내 계곡으로 흘러 들어오는 빗물을 모아 만든 저수지가 들어서 식물재배에 쓰인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서울대공원 가용부지를 지금보다 520만㎡ 더 늘리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전체 916만3000㎡ 규모의 대공원 부지 중 195만5000㎡만 활용되고 720만8000㎡는 미개발 부지로 방치돼 왔다"며 "이를 통합하면 세계적 수준의 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1단계로 농장과 호수공원 등 공공공원을 짓고 2단계(2016∼2018년)로 열대우림ㆍ대양주 전시관, 3단계(2019∼2020년)로 대초원과 빙하시대, 한국의 숲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1단계 사업 투자액으로 6,000억원 정도를 책정하고 2단계 이후는 1단계 수익금을 이용해 재투자할 방침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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