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정권이 붕괴될 지 모르는 중대한 드라마가 지금 북한에서 전개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AEI) 대니얼 블루멘털 선임연구원과 레슬리 포가흐 연구원은 28일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최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북한 핵 협상재개 노력은 실수라면서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주장했다.
'북한을 망하게 내버려두라'는 제하의 기고문에 따르면 김정일ㆍ정은 부자가 지난달 추진한 화폐개혁 때문에 소상인을 비롯한 많은 북한인민들은 빈약한 부마저도 잃게 됐다. 저항과 폭동이 일어날 정도로 이 조치는 한계선을 넘어섰다. 북한이 주민의 탈북을 막기 위해 인민보안상을 중국에 보낸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주민의 불만고조에 더해 국제사회의 제재, 후계계승작업의 불확실성 등 김정일을 둘러싼 현 상황에선 정말로 돈줄이 마르고 통제력이 상실될 수 있다.
따라서 오바마 정부는 협상으로 김정일 정권을 구제하기 보다 정권이 망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을 이룰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또 김정일 체제하에서 협상의 성공 전망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한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의 방북 때 양측 입장 차가 좁혀졌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북한의 고전적인 협상 전술이라고 폄하했다. 망해가는 정권이 지속성 있는 양보를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며 우크라이나, 남아공 등에서의 비핵화 성공은 국제사회 지원과 정통성 인정을 바라는 신 정권수립 이후에나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북한 붕괴에 대비, 한미가 비상계획을 개선하고 있지만 일본과의 협력이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3국이 핵무기 제거, 난민위기, 한국 주도의 통일로드맵 등 장단기 목표에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북한 붕괴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은 큰 변수이며, 중국의 일방적 행동은 한반도 불안정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협력하거나 비켜서는 선택을 미리 하도록 해 군사적 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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