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죽음의 박싱데이'에서 강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3일 간격으로 3,4경기를 치르는 살인일정이 존재한다. 26일을 박싱데이로 부르는 까닭에 이 같은 일정을 흔히 '죽음의 박싱데이' 기간이라고 칭한다. 리그 챔피언을 노리는 팀들은 이 기간의 성적 여부에 따라서 우승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산소탱크' 박지성(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팀이 리그 3연패를 달성할 동안 '죽음의 박싱데이'에 어김없이 활력을 불어넣었고, 올 시즌도 변함이 없었다.
미드필더 박지성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킹스턴 커뮤니케이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10 시즌 프리미어리그 헐시티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17분에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유도하는 활약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 대신 오른 측면 미드필더로 투입된 박지성은 비록 시즌 첫 골 축포는 실패했지만 결승골 유도 등의 종횡무진 활약으로 부상자 속출로 고전하고 있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맨유는 이날 승리로 28일 현재 13승1무5패(승점 40)로 1위 첼시(13승3무3무 승점 42)에 승점 2점차로 따라붙었다.
1-1 동점인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박지성은 정교한 패스와 날카로운 문전 침투 등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박지성은 베르바토프에게 패스를 내준 뒤 60m 가량을 문전을 향해 재빠르게 돌진했다. 그러는 사이 맨유는 긱스와 루니에게 패스가 연결됐다. 페널티에어리어 안 오른 측면에서 루니가 반대편에서 쇄도하고 있던 박지성을 향해 강하게 찬 패스를 상대 수비수 앤디 도슨이 걷어내려다가 자책골을 범했다. 도슨은 박지성을 뒤늦게 발견한 터라 허둥지둥하다가 자책골을 범하고 말았다. 맨유는 후반 37분 베르바토프가 1골을 보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 대해 "활력을 보탰다"는 촌평과 함께 루니(8점)와 비디치(7점)에 이어 팀에서 3번째로 높은 평점 6점을 줬다.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맨유의 두 번째 골에 한 몫 했다"며 박지성의 활약을 부각시켰다.
박지성은 '죽음의 박싱데이' 때마다 좋은 활약상을 펼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숨통을 트이게 해줬다. 맨유는 박지성이 출전한 '죽음의 박싱데이' 기간에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9승2무를 기록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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