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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심'에 예산협상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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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심'에 예산협상 달렸다

입력
2009.12.2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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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와 노동관계법 개정 시한이 3일밖에 남지 않은 국회 상황이 일촉즉발이다.

내년도 예산안 문제를 놓고 대치하고 있는 여야는 28일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리는 등 정면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이날 원내대표 회담에서 4대강 관련 예산과 나머지 예산안에 대한 협상기구를 별도로 만들어 '투트랙'으로 분리해 협상키로 합의해 예산 정국의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예산안의 핵심 쟁점은 4대강 사업 관련 예산이다. 구체적으로 보(洑)와 강의 수심을 결정하는 준설량이다. 압축해 말하자면 '보와 수심'이 291조여원에 달하는 예산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 대목에서 근본적 시각 차이를 보여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16개인 보의 수를 8개 정도로 줄이고 보의 높이도 절반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28일 발표한 자체 예산 수정안에서는 보의 수를 5개까지 줄였다. 또 낙동강 평균 7.4m, 한강 평균 6.6m로 계획돼 있는 수심을 낮추기 위해 준설량을 5.7억㎥에서 2.2억㎥정도로 줄이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현재 계획에 따른 보의 높이와 수심이 적용될 경우 마음만 먹으면 4대강 사업을 대운하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요구는 4대강 사업의 본질을 훼손해 아예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한나라당은 경사가 가파르고 유속이 빠른 우리 하천 특성상 보를 줄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적정한 수준의 저수량을 확보하려면 보의 개수와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준설량도 조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운하 전단계라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강의 수심이 일정치 않고, 직선 수로도 없는데 어찌 큰 배가 다닐 수 있느냐"고 반박한다.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4대강 예산과 나머지 예산의 분리협상에 합의해 막판 극적 타협의 길을 열어뒀다. 4대강 예산 협상은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예결위원장인 박병석 의원에게, 나머지 예산 협상은 양당 예결위 간사에게 각각 맡기기로 했다. 여야는 또 29,3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100여건의 법안을 정상 처리키로 했다.

안 원내대표는 "31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을 전제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처리 시한을 못박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최종협상이 결렬될 경우 31일쯤 본회의에서 자체적으로 수정한 예산안 단독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고, 민주당은 결사 저지에 나설 방침이어서 국회 폭력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예산안은 반드시 연내 처리돼야 하지만 직권상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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