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상원을 통과한 미국의 건강보험개혁안은 시행까지 탄탄대로만을 남겨뒀을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최대 숙원이던 '건보개혁'의 짐을 내려놓고 하와이에서의 휴가를 편안히 즐겨도 될까. 외신들은 25일 이러한 물음에 의외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제 겨우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라는 공화당 의원들의 날 선 반응을 전하며 건강보험 개혁이 여전히 끝나지 않은 '싸움'이고, 풀어야 할 숙제가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내년 치러질 중간선거까지 건보개혁안 시행을 저지하려는 공화당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의 공세야말로 상ㆍ하원의 법안 절충과 함께 민주당이 당력을 집중해야 할 난제"라고 꼽았다.
'60 대 39'로 법안 통과를 막지 못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반발은 거셌다. 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휴가를 위해 귀향길을 서두는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공화당 의원들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의사당에 남아 항전의사를 밝혔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은 이 기괴하기 짝이 없는 법안의 반대여론이 얼마나 급속히 퍼지고 있는지를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2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나와 동료들은 반드시 법안의 시행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일단 민주당 상ㆍ하원 의원들이 공공보험 포함 및 낙태 재정지원 여부를 절충하는데 긴 시간을 소비할 것이고, 이 시간을 더욱 지연시킬 경우 법안시행이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점에 반격의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간을 잘 이용하면 건보개혁에 반대하는 유권자를 의식해 당론을 등지는 중도파 민주당 의원들을 포섭할 수 있으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독주를 저지할 만큼의 의석을 새로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폭스뉴스는 상ㆍ하원 단일안 마련을 위한 법안절충을 '핑퐁게임'으로 묘사하면서 "정부의 예상만큼 이 핑퐁이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FP통신은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통해 민주당과 맞설 기반을 확보하는데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며"상ㆍ하원 법안 중 절충해야 할 부분이 많은 만큼 중간선거에 앞서 공화당이 법 시행의 발목을 잡을 기회는 많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폭스뉴스는 이미 공화당 의원들이 법안 통과 과정에서 목격한 민주당의 '선심성 입법'을 문제 삼으며 법적인 대응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영입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아군을 확보하려는 공화당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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