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cm 남짓한 눈에 서울시내 교통이 마비됐다. 오후 몇 시간 동안 내린 싸락눈에 이처럼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진 것은 기상청의 부정확한 예보와 서울시의 늑장대응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발표한 기상통보에서 서울ㆍ경기도 지방에 늦은 오후나 밤 한때 산발적으로 눈(강수확률 60~70%)이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서울지역에서 눈은 오후 1시께부터 기습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불과 두 시간 전의 예보에서도 눈이 내릴 것을 예측하지 못한 셈이다.
적설량 역시 오차가 컸다. 기상청은 1cm 내외로 눈이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오후 7시까지 2.6cm를 기록했다.
갑작스럽게 눈이 내리자 서울시와 자치구 역시 뒤늦게 허둥지둥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는 눈이 쏟아지기 시작해 적설량이 1cm 가량 된 시점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해 오후 4시30분이 돼서야 2단계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2단계 비상근무는 시와 자치구 가용인력의 2분의 1 이상과 각 동 주민센터 인력이 나와 제설작업을 벌이는 수준이다.
그러나 사흘 연휴 동안 나들이 갔다 돌아오는 차량과 휴일 외출 차량이 도로에 몰리면서 제설 차량이 제때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져 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날씨가 춥다 보니 제설제가 화학작용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밤새 작업을 벌여 월요일 출근길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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