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내내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안 의원 등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이날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민주당의 예결위 점거 농성조로 차출됐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초등생 아들이 '아빠, 다른 직업은 없어요'라고 말할 땐 마음이 걸렸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인 신학용 의원은 2년 연속 크리스마스를 국회에서 맞았다. 그는 24일 오후 10시부터 25일 아침까지 밤을 새우는 농성조에 포함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의 저서를 성탄절 '동반자'로 선택한 신 의원은 "국민의 대표들이 2년 연속 성탄절 밤샘 농성을 하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면서 성탄절을 맞았다.
가톨릭 신자인 이석현 의원은 미리 준비한 성경책으로 자정 미사를 했다. 25일 아침부터 농성해야 하는 초선의 이찬열 의원은 "지역에서는 왜 인사하러 오지 않느냐고 난리인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성이 8일째 계속되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당이 양보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해야 한다" "농성을 계속하면 표만 떨어진다'등 두 갈래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수 의원들은 "연말에 망년회에 돌아다니면서 폭음을 하는 것보다는 농성하는 게 건강에는 더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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