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크레이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이 4시간48분간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 2008년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2000년대 첫 10년간 10대 스포츠 명장면'중 최고의 장면으로 선정됐다.
나달이 승리한 경기에 대해 신문은 "나달과 페더러의 결승은 비로 중단된 시간까지 합치면 7시간이 걸려 TV 시청자들도 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어야 했을 정도의 명승부였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2위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접영 100m에서 0.01초 차이로 1ㆍ2위가 갈린 마이클 펠프스와 밀로라드 카비치의 대결이 뽑혔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지네딘 지단이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아 퇴장 당한 장면이 3위에 올랐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몰락이 4위로 선정됐다.
10대 명장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야구팬들의 '집단 기억오류'를 불러일으킨 2003년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좌절 순간이다.
시카고 컵스는 1승만을 남겨둔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시리즈 6차전 3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홈 팬 스티브 바트맨이 충분히 아웃 처리할 수 있는 파울볼을 건드리는 바람에 이후 8점을 내주며 눈앞에서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6년이 흐른 지금 대부분 팬들은 그 사건이 9회 마지막 수비에서 일어났다고 기억하지만 실은 8회였다. 또 당시 파울볼을 쫓아갔던 컵스 외야수 모이세스 알루는 후일 "그 볼을 잡을 수 있었는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우사인 볼트가 2008 베이징올림픽 육상 100m에서 막판 속도를 줄이고도 세계기록을 경신한 장면 ▦자넷 잭슨이 2004년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인 슈퍼볼 공연에서 벌인 가슴 노출사고 ▦사이클선수 랜스 암스트롱의 투르드프랑스 대회 연승 등이 선정됐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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