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신분을 감추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깜짝 참여했다.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예고 없이 등장, 청취자들을 놀라게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인 주지사가 퇴임을 앞두고 출연한 워싱턴 현지 WTOP 라디오 방송 '주지사에게 물어보세요'라는 프로그램에 청취자로서 전화를 걸었다. 사회자는 오바마 대통령을 "워싱턴 D.C.에 사는 배리"라고 소개하며 케인 주지사와 전화통화를 이어줬다.
일반 청취자일 것이라 생각했던 케인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 미국 대통령인데요"라고 신분을 밝히자 "말도 안 돼. 오 맙소사"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인 주지사에게 "북버지니아의 심각한 교통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농담을 던진 뒤 "먼저 버지니아를 위한 당신의 노고를 우리가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싶다"고 치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깜짝 전화를 한 것은 한 때 부통령 후보로까지 고려했던 케인 주지사가 내년 1월 16일 임기를 마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케인 주지사의 임기 중 마지막 방송 출연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당신과 나는 훨씬 더 나은 사람(부인)과 결혼한 만큼 서로 뭉쳐야 한다"는 농담을 던졌고, 이에 케인 주지사는 "우리도 국가도 행운이다"며 응수했다. 그러면서 케인 주지사는"대통령 임기 1년은 놀라웠다"며 "너무나 행복했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유년 시절 이후 '배리'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지만 주지사를 놀라게 하기 위해 그 이름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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