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10원짜리 동전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온 60대 전파사 아저씨가 있다. 주인공은 강서구 방화동의 그린전기 대표 진정군(68)씨다.
진씨는 1995년 6월12일 프랑스에서 한일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부터 '10원 모으기'를 시작했다.
진씨는 매일 금액을 10원씩 늘려가며 저축했고 2,002일째 되는 2002년 3월7일 그 동안 모은 2,150만원 중 2,002만원을 출금해 한국복지재단에 쾌척했다. 돈은 어린이 100명에게 20만원씩 지원됐다.
진씨는 이후에도 10원 모으기를 계속해 복지재단 기부 후 남아 있던 148만원과 다른 통장 돈 등을 합쳐 2,000만원을 2003년 7월30일 강서 자원봉사센터에 전달했다.
또 2000년 11월 30일에는 매일 1달러씩 1,004일 동안 모은 1,004달러를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의 유진벨 재단을 통해 '북한 아동결핵환자 돕기'에 기부했다. 진씨는 지난 9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복지상 장려상을 받았다.
진씨의 10원 모으기는 지금도 꾸준히 계속돼 이미 2,000만원 정도 모였다. 진씨는 이와 별도로 2000년 8월1일부터는 1원에서 시작해 매일 1원씩 늘려가며 저축하는 '1원 모으기'도 진행하고 있다. 정씨는 3,000일이 되는 2011년에 이 돈을 모아 북한 결핵 환자를 위해 기증할 계획이다.
끝없는 선행의 동력은 어린 시절의 힘들었던 기억이다. 부모를 일찍 여읜 진씨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상태에서 떠돌이 생활을 했다.
이후 전기 회사에 취직하면서 조금씩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게 된 그는 힘들게 사는 이웃을 볼 때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진씨는 "적은 돈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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