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24일 이틀째 평행선을 달렸다.
여야가 4대강 예산 삭감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삭감 방법과 규모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협상대표인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예결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두 차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주요 쟁점은 수자원공사가 집행하는 4대강 사업이었다.
민주당은 16개 보(洑)를 만들겠다는 수공에 대해 보의 숫자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 방식에 있어서도 보의 높이를 낮추고 준설량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유속 등을 정밀히 고려한 결과이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고 맞섰다. 대신 수공에 대한 이자보전 비용 800억원과 국토해양부 4대강 사업 예산 3조5,000억원의 일부를 삭감하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4대강 정비사업 자료를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시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준설량은 2.2억㎥이고 수심이 2m 이하인데, 수공 계획에는 준설량이 5.7억㎥이고 평균 수심이 6m이다"고 지적했다.
대운하를 건설해 대형 배를 띄울 목적이 아니라면 수심을 깊게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 홍수 조절용 보의 높이는 평균 5m 이하인데 수공이 건설하는 16개 보의 높이는 평균 9.2m라는 점도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날 한나라당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회담을 제안했고, 박 위원장은 검토한 후 답을 주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여야가 협상의 파국을 잠시 유예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협상 결렬을 대비, 자체 예산 수정안 작업을 진행 중이고 민주당도 28일 자체 예산 수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4자회담이 성사돼 협상이 진척될 경우 극적 합의 도출도 배제할 수 없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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