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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문화계 결산] <8> 클래식ㆍ국악ㆍ무용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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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문화계 결산] <8> 클래식ㆍ국악ㆍ무용 결산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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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무대에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의 여파는 가감 없이 전달됐다. 그 극복 과정에서 재기가 번득이는 작은 무대나 국악의 새 가능성이 부각된 것은 문화 다양성의 물꼬를 튼 일련의 흐름이었다. 무용계는 피나 바우쉬, 머스 커닝엄 등 큰 별을 잃었다.

▦클래식ㆍ국악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광은 상반기의 불황으로 단절됐다.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 등의 내한 계획은 경기 침체로 취소됐다. 신종 플루가 득세했던 하반기는 관객 수도 급감했다.

그같은 난조에서 벌어진 여러 음악 축제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8회째인 통영국제음악제, 6회를 기록한 대관령국제음악제는 반짝이는 주제에 수준 높은 연주라면 객석은 화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양대 음악연구소의 제 3회 서울국제바흐페스티벌은 헬무트 릴링 등 세계적 바로크 음악가들을 초빙해 바로크음악의 시대악기 연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바이로이트의 자존심을 꺾어놓은 바그너 오페라 가수 연광철, 유럽 오페라계에서 '아시아의 종달새'로 불리는 임선혜 등이 펼친 무대는 국내 팬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편 클래식이 동시대를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이올린의 거장 기돈 크레머의 '기돈 크레머 되기'(11월 예술의전당)는 국내 클래식계에 적잖은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독주회(4월), 정명훈 양성원 최은식 김선욱이 협연한 '7인의 음악인들'(8월) 등은 열악한 상황에서 더욱 빛나는 스타덤을 입증했다.

상대적으로 국악의 도약이 인상적이다. 3회째를 맞은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국악인과 참신한 국악 창작곡이 발굴되는 등 국악의 생동은 계속 확인됐다. 국립창극단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완전히 우리 배경으로 고친 창극으로 번안, 살아있는 판소리의 힘을 과시했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씨의 5집 음반'달하 노피곰'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의 월드뮤직 잡지 <송라인스> 의 집중 조명을 받는 등 국악의 쇄신이라는 흐름에서 굵은 궤적을 찍었다.

▦무용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작과 새로운 시도가 풍성했다. 고전발레 위주였던 발레 무대에는 드라마 발레 신작이 연달아 소개됐다. 국립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와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이 그것인데,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쓴 이 두 작품은 현란한 동작이 아닌 호흡 긴 스토리로 가슴을 적셨다. 서울발레시어터도 낭만 발레 '지젤'의 독창적인 버전 'She, 지젤'을 선보이며 창작의 지평을 넓혔다.

국립발레단이 10여년 만에 발표한 창작발레 '왕자호동'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춘향'에 이어 한국 발레의 토착화를 꾀했다. 전통의 무대화는 안무가 국수호의 춤극 '가야'와 '낙랑공주' 등 한국무용으로도 이어졌다.

정책적으로도 호재가 많았다. 상반기에는 독립무용가와 공연장을 묶어주는 상주예술단체지원이 이뤄졌고, 하반기에는 무용계의 숙원이었던 '국립현대무용단' 창설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의 무용 전용 극장화가 결정됐다.

세계적으로는 지난 7월 현대무용의 두 거장 피나 바우쉬와 머스 커닝엄이 세상을 떠났다. 비교적 잠잠하던 국내에서는 연말, 평론가들의 내분이 구설에 올랐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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