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지난 주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미 증시의 약진은 본격적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향후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낮아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기술적 과열 구간에 재진입하고 프로그램 순차익 잔고가 급증하는 등 단기적으로 상승 탄력을 가로막는 요인이 존재하지만, 조정시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와 기업 실적 등 미국 경제 주요 지표의 움직임은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장단기 금리격차가 2.8%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말의 격차 확대는 미국 통화당국이 공격적으로 기준 금리(단기 금리)를 내렸기 때문이지만, 이번에는 시장에서 국채 금리(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 상승을 '경기 요인'과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나눠 보면 상황은 명확해진다. 올해 초까지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컸으나, 최근의 금리 상승은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즉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난 뒤 정상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시장 전반에 형성된 것이다.
기업 매출액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까지 미 증시는 기업가치 정상화와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성 회복에 힘입어 상승했으나, 이제는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로 '다우존스 30'기업의 올 4분기 매출액 예상치 합계는 6,699억달러로 금융위기 직전(2008년 3분기ㆍ7,3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7년 3분기 수준은 회복할 전망이다. 내년 매출액도 올해보다는 10% 가량 늘어날 것이다.
주요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기준 다우지수 구성 종목의 평균 목표 주가는 55.83달러로, 현 주가 대비 10.8%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금융주와 IT 관련주의 상승 여력이 높다는 점은 글로벌 증시와 국내 IT 업종에도 긍정적 요인이다.
요컨대 연중 최고치를 돌파한 미국 증시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해 과열 국면에 진입한 것이 부담이지만,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대형 수출주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소폭이지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이뤄진 점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게 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오재열 이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