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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재앙' 될 뻔한 美여객기 폭파 테러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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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재앙' 될 뻔한 美여객기 폭파 테러 기도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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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미국에서 항공기를 대상으로 한 대형 테러가 발생할 뻔 했다. 승객 278명과 승무원 11명을 태우고 나이지리아 라고스를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25일 낮 12시께(현지시간) 최종 목적지인 미 디트로이트에 착륙 하려던 노스웨스트 253편(에어버스 330)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나 폭탄은 터지려다 말았다.

테러범인 나이지리아 국적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가 고성능 폭약에 불을 붙이는 순간, 용감한 승객이 달려들어 그를 제압하고 불을 껐기 때문이다. 피해는 범인과 승객의 화상에 그쳤다. 미 정부는 용의자가 예멘의 알 카에다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테러 배후를 조사 중이다.

테러 계획

테러범 압둘무탈라브는 라고스에서 군용 고폭발 물질인 PETN(펜타에리트리올) 80g을 속옷에 숨기고 탑승했다. PETN은 9ㆍ11테러 직후 영국 국적 테러범 리처드 리드가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 타면서 신발 속에 숨겼던 폭발물이다. PETN의 폭발력은 TNT의 약 1.66배이고, 80g이면 고성능 폭약인 C4형 수류탄의 성능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제대로 터졌을 경우, 비행기 동체에 구멍을 낼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압둘무탈라브가 숨긴 폭발물은 6인치(15.25㎝) 크기의 가루형 폭약과 액체가 들어있는 주사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속옷에 꿰매지거나 다리에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고, 선에 불을 붙이면 폭발하게 돼 있었다. 그는 미 영토 내의 범행을 계획, 19시간을 날아온 뒤 마지막 착륙 직전 불을 붙였다.

네덜란드 승객이 제압

뉴욕타임스는 "9ㆍ11 이후 대테러 작전, 공항의 초정밀 스캐너 등에 수십억 달러를 들였지만, 테러를 막은 것은 용감한 승객들과 승무원들이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범행 직전 20여분간 화장실을 다녀와 복통이 났다며 담요를 몸에 덮었고, 이어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와 불길이 일었다. 범인이 다리에 붙여놓은 가루형 폭발물에 불을 붙인 것이다. "당신 뭐 하는 거야", "불이야"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일었다.

이 때 범인과 의자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있던 네덜란드 영화감독 야스퍼 슈링가씨 점프해 범인에게 뛰어들었다. 그는 범인을 붙잡고, 몸을 뒤져 불꽃이 일며 녹고 있는 폭탄을 범인 다리에서 떼어낸 뒤 손으로 불을 껐다. 범인은 화상을 입은 상태였고, 야스퍼씨도 손에 약간의 화상을 입었다. 그가 "물"을 외치자 승무원들이 소화기를 가져 왔다. 슈링가는 CNN과 인터뷰에서, "범인이 비행기를 날려버리려 한다고 생각,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8년 전 리드의 '신발 폭탄 테러'시도도 승객과 승무원에 의해 제지 당했다.

범인은 누구

현장에서 검거된 범인은 나이지리아의 저명한 은행가 알하지 우마르 무탈라브(70)의 아들로 밝혀졌다. 유복하게 자라 지난해까지 영국 런던 고급 주택에 살며 런던대(UCL)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토고 수도 로메의 브리티시 인터내셔널 고교에 다닐 때부터 극단적 이슬람 종교 성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이 염려하자 대학 졸업 후 이집트를 거쳐 두바이로 거처를 옮기면서 가족과 절연을 선언했다고 한다.

abc방송은 "이번 테러는 예멘의 알 카에다 지도자에 의해 계획됐으며 범인은 이 지도자와 한 달 가까이 함께 살며 폭발물을 다루는 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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