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공업계 대표들이 24일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원칙이 입법 과정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광식 인천상의 회장, 이태호 청주상의 회장 등 전국 상의 회장단은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로 상의 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여당의 법안(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서 노조 전임자 근로 면제 범위에 추가돼 있는 '통상적 노조관리 업무'를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회장단은 "노조 전임자 근로 면제 범위는 노사의 교섭과 협의, 고충처리, 산업안전 등 노사정이 합의한 대로 결정돼야 한다"며 "다른 예외를 인정해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이 우회 지급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인 노조관리 업무는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노사정 합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수노조 문제에 대해서는 "복수노조 허용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지금 같은 노동운동 풍토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복수노조를 시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회장단은 복수노조 허용에 앞서 준비 기간을 두기 위해 시행 시기를 2년6개월 유예하는 방안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사용자들을 대표해 노조법 개정을 주도하는 경총이 재계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총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노조법 개정 과정에서 경총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경총을 탈퇴했다.
윤 부회장은 "통상 노조관리 업무가 근로 시간 면제 범위 안에 포함되면 노조법 개정이 아니라 개악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경총을 탈퇴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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