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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를 읽고/ "올레길 버금가는 '강릉 명품길' 위해 힘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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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를 읽고/ "올레길 버금가는 '강릉 명품길' 위해 힘 모으자"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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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씨의 '바우길 수난'(12월 12일자)을 읽고

제주도 올레길이 인기다.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강릉에도 제주도 올레길에 버금가는 길이 있다. 그 길은 역사와 문화가 있는 길이다. 나그네들의 애환이 담긴 대관령 옛길, 지역민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생존의 길,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들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활의 편의를 위해 무분별하게 도로를 개설하고, 차량이 증가하여 차츰 그 길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그래서 안타깝다. 그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고자 길을 만들려고 한다.

걷는 것은 세상과의 소통이다. 자신과 이웃, 사람과 자연, 우주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고 이어주는 아름다운 소통의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 출향인사들과 강릉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여 우리의 마을길, 산길, 바다길, 숲길을 찾아 옛길을 복원하고 가꾸는 일을 추진하게 되었다. 2주전 한국일보에 '바우길 수난'을 기고한 작가도 당초 '바우길추진위원회' 스토리텔링 ∙ 테마 만들기 위원으로 참여하였다. 그리고 6월30일 발기대회와 8월1일 걷기행사에도 함께하며 뜻을 같이 하였다.

그 후 위원들은 매주 만나 길을 찾고 옛 서적을 뒤지며 외국의 사례를 분석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8월에 '코스개발기본계획서'를 출간하였다. 이렇게 명품길이란 옥동자가 탄생되어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9월에 느닷없이 강원도에 있는 2개 일간지에 작가분과 위원 한 분이 '바우길'을 개발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곧이어 또 다른 언론에도 이런 활동사실이 나오더니, 급기야 우리 솔향길추진위원회가 자신들의 코스를 가로채고, 베꼈다는 내용의 기고까지 실렸다. 위원회와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필자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두 사람이 계속 독자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위원회의 이름을 '솔향 강릉'의 이미지를 살려 '솔향길추진위원회'로 변경하였다. 그러면서 위원들은 헌신적으로 아무런 보수도 없이 시간을 내어 명품길을 찾아낸다는 자긍심 하나로 오늘도 선인들의 삶의 흔적이 담긴 길을 찾으러 돌부리와 숲을 헤치며 현지답사를 하고 있다. 우리들은 어디까지나 명품길을 찾아내 강릉을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동지역의 중심도시인 강릉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우리 고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려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일 뿐이지 결코 다른 뜻이 있거나 편가름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일을 추진하다 보면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또 '수난'도 있을 수 있다.

이제 우리들의 노력으로 머지않아 우리 고장 강릉에도 솔내음 가득한 소나무 숲길, 지역민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생존의 길, 또 걷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명품길이 탄생할 것이다. 솔향길추진위원회는 오늘도 다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지혜와 땀을 모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바라건대 진정으로 고향을 사랑한다면 다른 지역보다 나은 명품길을 만들 수 있도록 다시 합류해 주길 바란다.

김기설 강릉민속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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