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어떤 미술 전시를 보여주면 좋을까. 즐겁게 볼 수 있는 전시는 물론, 직접 그리고 만들면서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가족 관람객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소마미술관 '아이 로봇'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의 '아이 로봇'전은 특히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다.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에서 제목을 따온 이 전시는 작가 16명의 각기 다른 감성이 담긴 로봇 작품 100여 점을 모았다. 비디오아트의 거장 백남준도 로봇을 만들었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을 TV모니터와 네온으로 구성된 로봇으로 표현한 '쿠베르탱', 폐부품과 공구를 이용해 만든 '로봇' 등이다. 그의 부인 구보타 시게코의 로봇 조각 '조깅하는 여인'도 함께 전시된다.
젊은 작가 김석씨는 제타건담, 철인28호, 태권브이 등 시대를 풍미했던 로봇들을 나무로 깎아 전시장에 세웠다. 크레파스로 칠해진 사람 크기 로봇들이 어른들에게도 어릴 적의 추억을 되살린다. 최우람씨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곤충처럼 생긴 움직이는 기계생명체를 만들었고, 고근호씨는 배트맨, 원더우먼 등의 익숙한 대중매체 속 캐릭터들을 귀여운 로봇으로 형상화했다. 로봇 수집가인 백성현 명지전문대 교수의 소장품으로 꾸민 '로봇의 역사'관도 재미를 더한다. 내년 3월 14일까지, 1.000~3,000원. (02)425-1077
갤러리 쿠오리아 '꿈꾸는 과자 상자'
서울 남영동 크라운해태제과 본사 1층의 갤러리 쿠오리아는 과자 포장지를 재료로 한 미술 작품들을 '꿈꾸는 과자 상자_열여섯 개의 빛나는 꿈'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16명은 한번 쓰고 버려지는 과자 포장지를 조명과 결합시킴으로써 전혀 다른 형태의 설치작품으로 만들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조은희씨는 과자 상자로 벽을 꾸민 공간에 종이배를 매단 뒤 블랙라이트 조명을 이용해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고, 차상엽씨는 과자와 포장지를 쌓은 뒤 조명을 비춰 벽면에 로봇의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비닐 포장지가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이 되기도 하고, 과자 상자로 만든 집 속에 들어가볼 수도 있다. 내년 2월 28일까지, 7,000원. 5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 (02)709-7403
장흥아트파크 '놀이와 예술은 친구'
경기 양주 장흥아트파크는'놀이와 예술은 친구'라는 제목으로 어린이 예술교육ㆍ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작가 네 명이 어린이체험관을 꾸몄다. 화가 하태임씨는 종이인형놀이를 체험 테마로 삼았고, 신명환씨는 어렸을 적 놀이인 팔방치기와 축구장을 결합한 '팔방치기 축구장'을 선보이고 있다. 장흥아트파크 내 전시공간인 '레드스페이스'에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놀이와 연관된 작품 23점을 전시한다. 귀여운 동물 인형 조각을 만드는 노준씨의 작품, 레고를 소재로 한 배주씨의 그림 등이다. 내년 2월 28일까지, 5,000~7,000원. (031)877-0500
헬로우뮤지엄 '어번 키즈'
어린이 전문 미술관인 서울 역삼동 헬로우뮤지움은 국립창작스튜디오 출신 작가 8명의 작품을 모은 '룩 앤 픽_헬로우, 어번 키즈'(LOOK & PICK_Hello, Urban Kids!)전을 열고 있다. 도시 어린이가 가장 많이 접하는 환경인 사람, 공간, 사물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강서경 박원주 송명진씨 등 8명의 작품 16점을 소개한다. 토들러(24~36개월),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으로 나눠 수준에 맞는 전시 설명을 해주는 게 장점이다. 내년 2월 28일까지, 2만원. (02)562-4420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에 가요'
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이 열고 있는 '미술관에 가요'전은 네덜란드 그림책 작가 딕 브루너가 만든 캐릭터 미피를 중심으로 꾸몄다. 원화뿐 아니라 영상작품, 인형극 등을 통해 아이들이 쉽게 미술과 친해질 수 있도록 했다. 내년 2월 21일까지, 1만2,000원. (031)783-8041
김지원 기자 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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