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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車업체들 "내년엔 적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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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車업체들 "내년엔 적진 속으로"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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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브라질과 인도가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급속한 수요감소로 생사의 기로에 들어선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탈출구를 브라질과 인도로 지목, 잇따라 상대 경쟁사가 선점한 '영토'에 선전포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경우, 연간 300만대 규모의 시장을 이탈리아의 피아트, 독일의 폴크스바겐 그리고 미국의 GM, 포드가 80%가량 점유하고 있다. 1950년부터 시장을 선점한 덕택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사정이 바뀔 전망이다.

향후 브라질 시장이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본 업체와 현대ㆍ기아차가 추격에 나서 기존 선점 업체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브라질 자동차공업협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브라질은 중국, 미국, 유럽, 일본에 이어 세계 5대 판매시장으로 떠올랐다.

또 2015년까지 연간 500만대 판매 수준으로 시장이 급팽창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후발 주자들이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상파울루에 연간 15만대 생산 규모의 신규 공장 건설에 들어가 현재 3%인 점유율을 2년안에 10%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닛산은 르노와 함께 다목적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혼다도 당초 아르헨티나에 공장을 신설하려다가 브라질로 방향을 옮겼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바이오 에너지를 차세대 에너지로 육성하고 있는 브라질 시장의 특성을 파고들고 있다.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단숨에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이미 혼다와 닛산은 바이오 연료차를 전략차종으로 선택, 생산에 들어갔으며 도요타도 2011년 바이오 연료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브라질은 정부차원에서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에탄올 등을 첨가제로 활용한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을 차세대 에너지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브라질 시장에 현대ㆍ기아차도 본격 가세한다. 현대차는 내년 4월께 상파울루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남반구 최초의 현지 공장이다.

이에 대해 브라질 현지 언론도 앞으로 일본업체와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특히 올해 3.1%에 불과한 현대ㆍ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향후 5년내 5%대로 상승하는 등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220만대 규모 시장인 인도의 경우, 선ㆍ후발 업체간의 입장이 브라질과 바뀌었다. 지금까지 인도시장의 선발주자는 일본업체와 현대차 그리고 인도의 타타차. 일본 스즈키의 현지 합작사인 마루티 스즈키는 3분기까지 54만7,853대를 팔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현대차는 21만1,1147대로 2위에 올라있다. 3위는 인도의 타타차(14만1,858대), 4위는 일본 혼다(4만6,765대) 등의 순이다.

그러나 새해부터는 그동안 인도시장에서 맥을 못추던 GM, 포드 등 미국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와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다. GM은 최근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소형차 합작법인을 설립, 향후 2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GM의 행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도의 전기차 회사인 레바와 협력, 내년부터 소형 전기차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파산 보호 상태인 GM이 사실상 인도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포드는 5억달러를 투자, 첸나이공장 라인을 증설, 역시 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1위 업체인 스즈키의 지분 19.9%를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인수, 기존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브라질과 인도에서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인도에서는 수성을, 브라질에서는 공격에 나서는 셈"이라며 "내년 두 지역에서의 세계 유수 업체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어떤 업체도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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