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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 첫 수출/ 기술자립 노력 30년… 3세대 신형 경쟁서 최정상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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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 첫 수출/ 기술자립 노력 30년… 3세대 신형 경쟁서 최정상급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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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원전 보유국의 대열에 올라선 것은 30여년 전인 1978년. 그러나 당시 원전 기술은 백지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무(無)에서 출발한 한국형 원전은 30여년간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로 이제 글로벌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3세대 원전시장의 강국으로

한국신형 원전'APR1400'의 아랍에미리트(UAE) 입성은 한국형 원전이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의 첫 표준형 원전 'OPR1000'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10배 가량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 'APR1400'은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원전 선진국과의 제3세대 신형 원전 경쟁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국형 원전의 최대 강점은 가격 경쟁력. 30년 가까운 기술 자립의 노력과 지속적으로 축적된 원전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APR1400의 건설 단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20% 이상 저렴한 수준으로 낮춰졌다. 원전 운영 실력도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손색이 없다. 지난 30년간 단 1건의 사고가 없었다는 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여준다. 발전소 운영능력을 나타내는 원전 이용률도 지난해 93.3%로 미국(89.9%) 프랑스 (76.6%) 등 주요 원전 수출국보다 훨씬 높다.

무(無)에서 원전 6대 강국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20기의 원전을 운영하며 설비용량 1,772만㎾를 보유한 세계 6위 원자력 강국으로 성장했다. 연간 전력생산량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한다.

한국은 1970년대 오일쇼크를 계기로 원전 보유국의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가속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56년 미국과 원자력협력협정을 체결하고 이듬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하며 원자력 기술 개발과 산업화의 토대를 다졌다. 경제 개발과 더불어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원자력' 개발의 호기가 찾아왔다. 정부는 62년 원자력발전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기상ㆍ지질 등의 기초 조사를 거쳐 68년 경남 양산시 고리 지역을 최종 원전 후보지로 선정했다.

78년4월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 고리 1호기가 착공 7년 만에 완공돼 운전에 들어갔다. 설비용량 58만7,000㎾, 총 1,561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 사업이었다. 하지만 고리 1호 원전은 설계부터 건설, 시운전까지 전적으로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작품이었다.

1980년대 우리 정부는 원전 건설의 전략을 수정했다. 기술 자립을 위해 고리 3,4호기부터는 외국업체에 일괄 발주하지 않고 분할 발주 방식으로 바꿔, 기술 전수를 시도했다.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미국 컨버스천엔지니어링사로부터 습득한 기술로 한국형 표준원전 OPR1000의 싹을 틔울 수 있었다. 1995년 영광 3,4호기 준공을 통해 원전 기술 자립도를 95%까지 끌어올렸고 원전 복제 건설 능력을 확보했다. 한국 표준형 원전 OPR1000 첫 작품인 울진 3,4호기는 원전의 두뇌에 해당하는 원자로계통(NSSS)을 국내 기술로 설계했다. 2007년 착공한 신고리 3,4호기부터는 신형경수로 APR1400이 적용되고 있다.

5% 남은 국산화를 위해

원전 수출국의 꿈까지 이뤘지만, 원전수출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원전설계코드,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전제어계측장치 등 아직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일부 핵심기술의 국산화다. 기술 이전을 하려면 원 공급사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해외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자립 핵심기술 국산화 및 토종 신형 원전 APR+ 개발을 2012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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