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국방개혁을 총괄하는 국방개혁실장에 교수 출신 인사를 공식 임명했다. 이에 대해 전임 국방개혁실장이 노골적인 우려를 표명하는 등 군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23일 일반직 고위공무원인 국방개혁실장(1급)에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국방개혁실장에 군 출신이 아닌 민간인이 임명되기는 처음이다. 국방부 주변에서는 청와대의 적극적인 의지에 따라 홍 교수가 국방부에 입성했다는 말이 파다하다. 홍 신임 실장은 유엔 군축위원회 및 총회 제1위원회 정부대표와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을 거쳐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방담당 상임자문위원을 지냈으며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올해 초 경제관료 출신의 장수만 국방 차관 임명과 최근 민간 인사들로 구성된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설치에 이어 이른바 'MB식 군 개혁' 작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 내부는 사뭇 긴장된 분위기다. 특히 칼을 휘둘러야 하는 국방개혁실장 자리에 외부 전문가가 영입됨에 따라 군 실상과는 동떨어진 방향의 개혁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홍 실장의 임명으로 국방부를 떠나게 된 김경덕(예비역 육군 소장) 전 국방개혁실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민간의 시각으로 군을 바라보고 개혁하려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세계적인 군사 전문가 중에 대령급 이상의 직위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그만큼 군 문제는 군만의 독특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런 시각에서 국방개혁도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각에 공감을 표시하는 군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