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상을 떠난 큰 별, 김수환 추기경. 그가 선종하자 전국에서 끝없이 이어진 추모 행렬은 거인의 빈 자리와 세상에 뿌리고 간 크고 따뜻한 빛을 깨닫게 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인사,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라는 말은 온국민의 마음에 새겨졌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더욱 그리운 사람, 김수환 추기경. KBS 1 TV는 성탄 특집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을 24일 밤 10시 방송한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사랑을 실천했던 그의 삶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그가 평생 간직한 삶의 자세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였다. 한국 최초의 가톨릭 추기경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늘 가장 낮은 곳으로 찾아가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눈물을 닦아줬다.
매년 크리스마스 날, 그가 미사를 위해 찾은 곳은 화려한 제단이 갖춰진 성당이 아니라 빈민촌과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버려진 아이들이 있는 좁고 누추한 공간이었다. 그는 "진정한 사랑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하는 삶"이라고 했다.
그의 사랑법은 아주 적극적이었다. 집무실로 날아오는 편지와 카드에 일일이 손으로 답장을 써보낼 만큼 다정했던 그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을 선고받은 두 파키스탄 사형수가 보낸 편지를 읽고 2년 넘게 구명운동을 펼쳤다. 덕분에 그들은 7년 만에 억울함을 씻고 모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김수환 추기경에게는 영적인 두 스승이 있었다. 어머니, 그리고 일본 유학시절 만난 게페르트 신부다. 어머니에게는 한없이 베푸는 사랑을, 게페르트 신부에게는 사회적 약자들을 껴안는 더 큰 사랑을 배웠다. 제작진은 상지대 현지 취재로 그의 삶을 관통한 사랑의 뿌리를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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