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잘 치료되지 않는 레이노드증후군을 수술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레이노드증후군은 손과 발끝에 있는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손발이 저리고 감각이 무뎌지는 병이다. 혈관확장제 같은 약으로 치료하지만 발은 약이 잘 듣지 않았다. 또한 발은 손보다 혈액순환이 잘 안돼 지금까지 수술도 하지 못했다.
이 질환은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차가운 날씨에 약간만 노출돼도 손발이 차지면서 끝부분 색깔이 하얗게 변하다가 나중엔 검푸르게 죽는다. 추위와 스트레스로 인해 손과 발가락 부위 말초혈관이 수축돼 혈액 순환이 잘 안돼서 생긴다. 손에 발생하는 경우가 8~10배 가량 많다.
한희창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팀은 발에 레이노드증후군이 있는 15명에게 국내 처음으로 교감신경절제술을 실시한 결과, 뚜렷한 증상 개선 효과를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교감신경은 우리 몸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작동하는 자율신경이다. 교감신경이 작용하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혈관이 수축된다. 이 신경은 혈관 외벽에 존재하는데 외벽을 수술로 벗겨내면 추위 등 외부 자극이 있더라도 교감신경이 작동하지 않아 혈관이 수축되지 않고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안 교수는 "이 방법을 시행한 뒤 30개월간 관찰한 결과, 모든 환자에서 통증과 시린 증상이 개선되고 하얗거나 검푸르게 변했던 발의 혈색이 원래대로 붉게 돌아왔으며 발끝 부분에 피부와 살이 썩어 들어간 곳도 치료됐다"고 말했다.
레이노드증후군은 보온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평소 찬 곳을 피하고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외출할 때에는 몸을 조이지 않는 넉넉한 옷을 여러 벌 껴입는 것도 중요하다. 또 반신욕과 족욕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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