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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기자]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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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기자] 산타클로스

입력
2009.12.2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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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세상 모든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다.

바로 생일과 크리스마스. 드디어 내일이다. 두어 살 더 먹으면 이맘때 우리 아이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와서 선물을 넣고 갈 양말을 머리맡에 놓고 잠들지도 모르겠다.

산타는 참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 24, 25일 이틀간 지구의 모든 어린이에게 선물을 준다니 말이다. 그 짧은 시간에 세계 곳곳을 누빈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최근 유럽의 한 기술 컨설팅 회사가 산타의 능력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어린이가 있는 가정이 전 세계에 25억곳 있다고 가정하면 산타가 한 집에 도착해 굴뚝을 내려간 뒤 양말에 선물을 넣는 과정을 단 34마이크로초 만에 해치워야 한단다. 1마이크로초가 100만분의 1초니 가히 엄청난 속도다.

사람이야 하루 이틀 밤을 꼬박 세운다 쳐도 동물은 그럴 수 있을까 싶다. 보통 동물은 하루 24시간 동안 언제 자고 언제 깰지를 조절하는 생체리듬대로 살아간다.

그런데 산타랑 함께 선물을 배달하는 극지 순록 루돌프는 좀 특이한 생체리듬을 가졌단다. 빛이 있으면 며칠이고 오랫동안 잠을 안 자도 견딜 수 있다는 것. 오랜 옛날부터 산타가 이 사실을 간파해 썰매를 끌기 위해 말도, 새도 아닌 순록을 이용했다는 게 놀랍다.

지금까지 산타는 핀란드에 산다고 전해져 왔다. 하지만 핀란드에서 출발하면 산타가 시간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이 추측하는 가장 그럴 듯한 출발 장소는 중앙아시아 북부에 있는 키르기스스탄이란다. 이곳에서부터 지구가 자전하는 방향과 반대로 돌면 경도 하나를 지날 때마다 4분씩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리학적으로 산타의 선행이 실존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 이틀 동안 이렇게 세계를 누비려면 순록이 1초에 5,800㎞를 달려야 한다.

돌연변이 순록이 있어 이 속도가 가능하다고 쳐도 공기저항 때문에 썰매가 0.004초 만에 폭발할 거라는 계산이 나온단다. 과학이 우리 아이들의 꿈을 산산조각 내버린 셈이니 안타깝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과학 교육은 여전히 중요하다. 과학은 꿈과 현실의 괴리를 여실히 보여 주기도 하지만 꿈이 현실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외국 과학자들은 상어의 비늘 모양을 본떠 공기저항을 크게 줄인 항공기나 타이어를 개발했다. 산타의 썰매에도 적용해 보고 싶은 기술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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