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계 의원 모임에서 '신뢰'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과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2일 여의도에서 열린 '선진사회연구포럼'의 만찬 송년회를 깜짝 방문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게 중요하고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23일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보이지 않는 게 신뢰라는 인프라인데 이것이 없으면 선진사회로 갈 수 없다"면서 "신뢰라는 인프라는 특히 정치 영역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치나 신뢰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또 "선진국에서는 하드웨어 기능보다 소프트웨어 기능이 더 충만하다"며 "소프트웨어를 더 발전시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신뢰'를 강조한 것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언급한 대목은 4대강 사업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가 평소 생각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만찬에는 유정복 이정현 이학재 김선동 이진복 서상기 허원제 정희수 안홍준 노철래 정수성 의원 등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무소속을 망라한 친박계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다른 친박계 모임인 '여의포럼' 송년회에도 조만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