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미국의 자존심은 하늘을 찔렀다. 여자육상의 매리언 존스(34)가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휩쓸었기 때문. 그러나 존스로 대표되는 미국육상은 이내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존스는 대회 후 끊이지 않는 금지약물 복용설에 시달렸고, 속속 드러나는 증거들에 떠밀려 2007년 10월 스테로이드 복용사실을 털어놓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존스의 금메달 5개를 지난해 전부 박탈했다. 뉴욕타임스는 22일(한국시간) '스캔들로 얼룩진 최근 10년간의 기록들(A Decade of Achievement, Marred by Scandal and Suspicion)'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존스를 첫 번째로 언급됐다. 위증 혐의로 지난해 6개월간 복역한 존스는 현재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는 메이저리그 홈런왕 배리 본즈(45ㆍ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본즈는 한 시즌 최다홈런(73개)과 개인통산 최다홈런(762개) 등 대기록을 세웠지만, 존스와 마찬가지로 최악의 금지약물 스캔들인 '발코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약물 홈런왕'이라는 비아냥을 떨쳐내지 못했다.
세계최고 자동차경주선수권 포뮬러 원(F1)과 브라질, 중국, 독일,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프로축구에서 끊이지 않았던 승부조작도 특기할 만한 사건으로 꼽혔다. F1 르노팀의 브라질 국적 드라이버 넬슨 피케 주니어(24)가 지난해 싱가포르 그랑프리에서 팀 동료 페르난도 알론소의 우승을 돕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정황이 확인돼 F1 전체가 발칵 뒤집어진 바 있다. 또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종목에서 나온 심판매수사건과 최근 '핫 이슈'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4ㆍ미국)의 불륜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스캔들로 꼽혔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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