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겔계수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의 비중. 통상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문화 레저쪽 지출이 많아져 엥겔계수는 낮아지고, 반대로 생활형편이 나빠지면 먹고 사는 쪽에 지출이 집중되기 때문에 계수는 올라간다.
22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가계의 명목 국내소비지출액은 408조8,2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났다. 그러나 식료품 및 비(非)주류 음료품 지출액은 49조1,461억원에서 53조38억원으로 7.8%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3%보다 0.7%포인트나 상승했다. 엥겔계수와 추이를 같이하는 이 비중은 2001년(1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계속 12%대에 머물렀다.
엥겔계수가 많이 오른 이유는 식료품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 식료품비는 가격이 올랐다고 지출 규모를 쉽게 줄일 수 없는 필수 소비품목이므로, 식료품 지출이 늘면 결국
다른 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가계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식료품 가격이 계속 높아지면 서민층의 소비 여력이 떨어지므로 내년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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