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고등학교 학생 두 명이 사교육 없이 미국의 명문 주립대에 나란히 합격했다. 주인공은 서울 한양공고 컴퓨터 네트워크과 졸업생인 김의성(19ㆍ왼쪽)군과 오문형(19ㆍ오른쪽)군. 김군은 오클라호마주립대 전자정보통신학과, 오군은 유타주립대 컴퓨터공학과 입학이 각각 확정됐다.
이들은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학교 수업과 방과후 수업만으로 합격을 일궈냈다. 김군과 오군은 오후 4시30분에 수업을 마치면 매일 저녁 10시까지 방과 후 수업과 자율학습을 통해 영어와 수학, 토플을 공부했다.
집에서도 영어 회화를 연습하기 위해 김군과 오군은 인터넷을 통해 영어로 진행되는 외국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영어를 익혔다. 그 결과 김군은 IBT 토플시험에서 65점, 오군은 70점을 각각 받아 미국 대학에 합격 가능 점수(최소 60점 이상)를 넘어설 수 있었다.
토요일에는 자격증 취득 준비에 몰두했다. 이들을 맡은 담당 교사도 주말까지 반납하며 학생들의 자격증 취득을 도왔다. 이 덕분에 김군과 오군은 Comptia A+(미국컴퓨터공업협회 국제자격증) 등 국제공인자격증 3개를 취득했다.
김 군은 "주로 학교에서 공부했는데 방학 때도 아침 9시에 나와 오후 5~6시까지 집중적으로 공부했다"며 "선생님이 정해준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 공부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군은 오클라호마주립대를 포함해 유타주립대, 캔자스주립대, 미시간공대 등 미국 4개 대학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 중 학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클라호마주립대를 선택했다. 오군 역시 유타주립대와 애리조나주립대, 미주리대, 미시간공대 등 4개 대학에 합격했고 유타주립대 진학을 결정했다.
김군과 오군은 22일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김군은 "대학을 졸업하면 컴퓨터 관련 일을 하다가 나중엔 교육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며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군도 "앞으로 다국적 기업에서 모바일 관련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지도한 최우준 교사는 "학생들이 학원을 다닐 형편이 못 돼 방과후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교생실습 나온 선생님들을 붙잡고 토플 교육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의 낯선 환경에서도 학생들이 목표를 정하고 끈기 있게 노력한다면 앞서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생활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음 달 4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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