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상생의 계기가 될 현대차 무분규 타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상생의 계기가 될 현대차 무분규 타결

입력
2009.12.23 03:32
0 0

현대자동차 노사가 15년 만에 쟁의발생 결의와 파업 등 분규 없이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노사는 또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1987년 결성된 현대차 노조는 94년 단 한 해를 빼고 매년 파업을 벌여왔다. 그로 인해 작년까지 총 112만대의 생산 차질과 11조6,682억원의 매출 손실이 초래됐다. '연례 파업'은 강성 노조의 대명사인 현대차 노조를 상징하는 수식어였던 셈이다. 그런 면에서 무분규 타결은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잠정합의안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노사 모두 실리와 명분을 챙겼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고용보장을 약속받았다. 또 기본급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성과급과 현금, 무상주 지급 등을 통해 예년보다 훨씬 많은 금전적 이익을 얻어냈다. 사측이 제시한 조건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7,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부분파업을 벌인 노조에 지급했던 약 5,000억원의 인센티브를 웃돈다. 하지만 사측도 임금 동결이라는 명분을 얻었고, 생산 차질 없이 임단협을 타결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신뢰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렇더라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커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현대차에 7,000억원의 추가 인센티브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환율 하락과 국제 원자재가 상승, 내수시장 침체 등 국내외 경제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사측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약속한 만큼, 노조도 생산성 향상으로 화답하기 바란다.

노조의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사 경영에 최대한 협조함으로써 노사가 윈-윈하는 상생 노조로의 변신이 시급하다. 사실 현대차가 장기 생존능력을 확보하려면 신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이다. 신차 한 대 개발에 3,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투자 1순위인 R&D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는 타협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회사가 발전해야 일자리가 유지되고 보상도 주어지는 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