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파를 이끈 종교지도자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의 사망을 계기로 수만명이 장례식에 참석하는 등 대규모 시위사태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정적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차량이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이란 대선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라이벌이었던 무사비 전 총리가 탑승한 차량이 21일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에게 공격받았다고 무사비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칼레메가 전했다.
무사비 전 총리는 이날 몬타제리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테헤란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이 공격으로 차량의 유리창이 깨지고 수행원 한명이 부상을 입었다. 무사비측은 몬타제리 사망에 따른 개혁파들의 대결집을 우려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지지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앞서 21일 몬타제리의 장례식이 열린 콤에는 수만명이 운집했고 몬타제리의 고향 나자파바드와 수도 테헤란에도 인파가 몰려나와 시위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란 당국의 언론통제 조치에 대한 국제적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장례식날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거의 불통 상태로 만든 데 이어 외신등의 취재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현장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이란 당국이 통제를 어긴 기자들의 체포에 나서자 시민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정부 감시망을 뚫고 외부에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보도통제로 시위 양상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지난 6월 대선 후 부정선거 시위에 강압적으로 대처했던 이란 당국이 강수를 쓸 가능성은 여전하다. 현지에서는 시아파 무슬림들의 최대 축제 '아슈라'가 열리는 27일이 시위의 정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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