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15년만에 무파업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현대차 노사협상 역사상 처음으로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에 합의한데다 파업결의나 파업 찬반투표까지 가지 않고 합의를 함으로써 향후 노사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강호돈 부사장과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단협 제21차 교섭을 열어 잠정합의했다. 노사가 정회를 거듭하는 등 난항을 겪은 끝에 잠정합의한 내용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 300%+200만원, 경영실적증진격려금 200만원, 단체교섭 별도합의(무분규 등) 100만원+무상주 40주 지급이다.
노사는 또 단체협약과 관련 ▦고용보장 및 경쟁력향상을 위한 확약서 체결 ▦3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 ▦자녀출생 특별 휴가 3일 등 경조 및 특별휴가 개정 등을 별도 협약으로 체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임단협 잠정합의는 1994년 이후 처음이며, 쟁의발생을 결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정안을 도출한 것도 처음이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4월 2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6월 16일 윤해모 전 집행부의 중도사퇴, 새 집행부 선거 이후 11월 17일 교섭재개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단 한 차례의 파업도 없었다. 기본급 동결도 IMF로 대규모 정리해고가 단행됐던 1998년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이날 노사 잠정합의는 실리노선의 이경훈 노조 집행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측은 올 임단협의 최대 걸림돌인 주간연속2교대 논의를 내년으로 넘기는데 동의하고, 회사로부터 근로자의 고용보장을 확약 받는 대신 임금동결을 결단하는 등 전향적 협상태도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 파업에 따른 조합원의 임금손실이 전혀 없으며, 회사도 연례행사처럼 벌였던 파업의 악순환을 끊음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 무형효과도 얻게 됐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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