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1일 자신들이 1999년 설정한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북측 수역을 인민군 해안포 부대의 평시 해상사격구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서해 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 남쪽에서 정상 활동하는 우리 어선과 함선이 북한군 포격 대상이 된다는 뜻이어서 북한이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 충돌이 우려된다.
북한은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 대변인 성명에서 "남조선 군부의 군사적 도발에 대응해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수역을 우리의 해안 및 섬 포병 구분대(부대)들의 평시 해상사격구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해상사격구역에서 모든 어선과 함선들은 피해가 없도록 자체 안전대책을 스스로 세워야 할 것"이라며 "조선 서해에는 (남측의) 북방한계선이 아닌 오직 우리의 해상 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천명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99년 1차 연평해전에서 패한 후 NLL 무효화를 선언하고 자신들의 서해 해상 군사통제수역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 수역은 1953년 8월 설정된 뒤 50여년 간 유지됐던 NLL보다 남쪽으로 내려간 지역이다. 이번 발표는 대청해전 이후 대남 압박 공세의 일환으로, 최근 남북 물밑 접촉이 부진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해군은 "NLL 근해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중지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해군은 해군본부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우리 관할구역에서 정상 활동하는 우리측 함정 및 선박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억지 주장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측의 위협은 남북간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해군은 "우리 군은 NLL을 지키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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