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경부 - 中-印등 신흥시장 공략… 원자력 등 육성
지식경제부의 내년도 업무 계획은 ▦5% 경제성장 ▦에너지 절약형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한꺼번에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경제성장과 에너지절약은 기존 산업구조에서는 서로의 희생을 요구하며 달성돼온 목표이기 때문에 산업현장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5% 성장과 수출 4,000억달러 회복
지경부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의 주력산업에선 글로벌시장의 확고한 리더로 자리를 다지고, 원전 등을 필두로 한 차세대 수출전략산업을 밀어주는 전략을 제시했다. 전기자동차 양산을 2011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내년에 시제품 30대를 제작하고 충전시스템 표준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반도체 분야에선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R&D)을 활용해 차세대 메모리의 원천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원전, 방위산업, 항공, 플랜트 등 4대 수출전략산업도 육성된다. 원전 수출은 중동을 비롯한 중점추진 대상국가에 정상외교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우리 무기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정상회담, 개도국 파이낸싱지원 등 범 정부차원의 마케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세운 내년 수출목표는 4,1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소비층이 급성장하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30억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중국 내수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베이징(北京)ㆍ상하이(上海)ㆍ충칭(重慶) 등 권역별 수출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정부의 R&D지원체계도 대폭 바꾼다. 과제 및 기획 단계부터 경쟁을 붙여 중간 탈락시키거나 상위 10%의 혁신적 성과 과제 수행자에는 차기 과제를 지원할 수 있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쪼개기식 지원 관행을 버리고 대형과제 위주로 지원할 계획. 내년 상반기에 10대 미래산업줄기기술을 선정, 5~7년에 걸쳐 최대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온실가스 감축 원년
지경부는 내년 5% 성장하면 에너지소비가 올해보다 4.7%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강력한 에너지 절약정책을 통해 3% 증가에 머물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하기로 한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마스터플랜도 내년 안에 수립된다. 지경부는 "녹색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부문ㆍ산업별로 실현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할당 계획을 마스터플랜에 담겠다"고 밝혔다. 연간 에너지사용량이 50만TOE(석유환산톤) 이상인 대형사업장 46곳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에너지목표관리제를 시행하되, 이를 에너지ㆍ온실가스 목표관리제로 확대ㆍ개편할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에 필요한 법령 제정도 내년 중에 이뤄지고, 2011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생산원가보다 낮은 도시가스ㆍ전기 요금 체계부터 손보기로 해, 내년 도시가스 및 전기 요금 인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경부는 내년 3월 연료비에 맞춰 도시가스 공급가를 결정하는 연동제를 부활시키고, 전기요금에도 내년 시험시행을 거쳐 2011년부터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 대신 에너지빈곤가구에는 가격을 할인하는 대신 일정액의 에너지구입비를 지원하는 바우처제도를 도입하고, 에너지복지법도 제정하기로 했다.
국가이미지 높인다
저평가된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상하이엑스포와 같은 대규모 국제적 행사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G20정상회의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노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녹색' 회의로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기후변화 대응책, 녹색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 및 녹색기술 국제협력 등을 회의 의제로 채택하고, 또 회의에 사용된 에너지 총량 만큼의 자발적 배출권을 구매해서 탄소중립으로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외국인투자여건 개선 노력도 이어진다. 불합리한 기술 규제를 통폐합하고, 투자금액 요건 없이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현금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경제자유구역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등 규제도 완화한다.
● 방통위 - 지상파 하루종일 방송 검토… 디도스 사이버 대피소 마련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발표한 내년 정책은 앞선 방송통신 서비스를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국민 생활을 개선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한 카드는 경쟁이다.
방통위는 방송통신 산업을 육성해 관련 생산을 올해 137조6,000억원에서 2012년에 170조7,000억원으로 연 평균 7.4%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방송통신 2010 어젠다'를 선정하고 방송통신ㆍ미디어 산업의 경쟁 촉진, 사이버 보안 강화 및 생활 개선 서비스 제공, 방송통신 산업의 해외 진출 확대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우선 경쟁 촉진으로 요금을 낮추는 정책은 변함없이 지속된다. 가상 이동통신사업자(MVNO)와 민영 방송광고회사 설립을 허용해 방송통신 시장에 경쟁을 촉진키로 했다. 방통위는 MVNO?허용되면 기존 3개 이동통신 업체 외에 제4의 이통사가 등장해 요금 경쟁을 벌여 통신료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민영 방송광고회사가 등장하면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독점했던 방송광고 시장도 복수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활성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 허용도 같은 맥락에서 검토한다. 현재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인 지상파 방송 시간도 연장을 검토 중이며, 방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막말 방송을 규제하기로 했다.
사이버 보안도 강화된다. 올해 7월 7일에 발생한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ㆍDDoS) 대란처럼 악성 코드 때문에 국가 주요 사이트가 마비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디도스 사이버 대피소를 마련한다. 중소 인터넷기업에게 제공되는 사이버 대피소는 디도스 사태를 유발하는 악성 코드의 공격 신호를 가짜 사이트로 유인해 제거하고 정상 접속 신호만 해당 업체로 보낸다. 방통위 관계자는 "내년에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사이버 대피소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중기청 - 22조 투입 일자리 20만개 창출… 금형 등 장인산업 집중육성키로
중소기업청이 21일 내놓은 내년도 업무계획의 핵심은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신성장동력을 찾아 중소기업이 경기 회복의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에는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망 확보에 중소기업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중기청이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창업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중기청은 내년에 서비스업 분야 18만개, 제조업 분야 1만개 등 총 20만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8조7,000억원을 창업자금으로 푼다. 교수, 연구원, 대학생 등 연구인력이 2명만 있어도 기업부설연구소의 간이 설립 대상이 되고, 대학원생의 실험실 공장 설립도 가능토록 했다.
2012년까지 3조5,0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펀드를 만들어 녹색 전문 벤처기업 1,000개를 세운다. 집에서 창업하는 재택 창업 시스템과 맞춤형 취업 정보 검색 시스템을 만들고, 일자리를 원하는 탈북 주민의 취업 알선을 돕는 정책도 시행키로 했다.
경기 회복 시기에 중소기업계가 탄력을 받을 수 있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기청의 내년도 핵심 업무다. 이를 위해 '한국판 모노즈쿠리법'을 만들기로 했다. 모노즈쿠리는 일본어로'물건'을 뜻하는 '모노'와 '만든다'는 '즈쿠리'를 합한 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물건을 만드는 장인정신을 가리킨다. 일본은 2006년'중소기업의 모노즈쿠리 기반기술고도화법'을 만들고 연료전지, 정보가전, 로봇 등 전략적 산업 분야를 육성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사출, 금형, 도급 등 24개 분야를 제조기반업종으로 선정해 내년 150억원 등 2012년까지 총 1,000여억원을 투입해 ▦지원센터 설치 ▦제조기술사관학교 지정 ▦기업맞춤형 현장기술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3세대 농식품, 의료기기, 레저스포츠용품, 문화ㆍ영상 콘텐츠 등 4개 분야를 중소기업의 미래 유망 분야로 키우기로 했다. 아울러 기술력만 있으면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도록 현재 기술성ㆍ사업성(80%)외에 재무평가(20%)를 감안해 지원했던 정책자금을 기술성과 사업성만으로 그 대상을 뽑기로 했다.
중기청은 소상공인 지원자금 7조2,000억원과 노점상ㆍ대리 운전기사 등 취약계층 대출보증 공급분 5조6,000억원, 근로자 생계비 6,000억원 등 13조5,000억원을 77만명에게 지원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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