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세종시 수정안 세일즈를 위해 충청권의 중심지인 대전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국연구재단에서 교육ㆍ과학ㆍ문화 분야 업무보고를 받은 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 이동해 대전ㆍ충남 지역의 유력 인사 40여 명과 함께 세종시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대전에서 업무 보고를 받는 김에 자연스럽게 세종시 수정에 대한 현지의 민심을 직접 듣고 이해를 구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세종시 여론전'에 이 대통령이 직접 뛰어든 셈이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세종시)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총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총리는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종시를 수정하는데 대해 왜 굳이 욕을 먹으면서 그런 일을 벌이느냐고 충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 문제는 나에게 정치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국가경쟁력 때문에 추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충청도민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판단에 따라 충청도민들이 상처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세종시 수정은) 비정치적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참석자 대부분은 대학과 기업들의 세종시 이전 등을 집중 건의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원안+알파가 돼야 한다" "충청도 사람들은 명분이 없으면 선택하지 않는다" 등의 주장을 하면서 9부2처2청의 행정부처를 세종시로 옮기자는 원안을 고수했다.
간담회에는 박성효 대전시장, 이인화 충남지사 권한대행,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 총장, 송용호 충남대 총장 등 지역의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충청권을 방문한 것은 세종시 수정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떠오른 9월 이후 처음"이라면서 "앞으로도 이 대통령은 기회가 닿으면 여타 충청 지역을 또다시 방문해 직접 수정안에 대한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운찬 총리는 이날 저녁 서울 서초동 로얄프라자에서 열린 재경공주인 향우회 모임에 참석해 세종시 수정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향우 여러분의 정성을 모아 새해 초까지 반드시 충청지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세종시 수정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전 자유선진당 대표인 무소속 심대평 의원과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 등 600여명의 공주 출신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 총리는 내주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만나 도움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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