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해 화제가 됐던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21일 한국을 찾았다.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市)의 아미룰 타밈 시장과 부족대표, 교장, 학생 등 9명으로 이뤄진 찌아찌아족 방문단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와 훈민정음학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입국장에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든 뒤 한국땅을 밟은 첫 소감을 밝혔다. 방문단은 "한국도 춥지만 바우바우시의 저녁 날씨도 매우 추워 생소하지 않다"며 서울시가 제작한 환영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타밈 시장은 "한글을 공식문자로 도입한 후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현지에서의 뜨거운 한글열기를 소개했다. 방문단은 동장군 탓에 몸을 잔뜩 움츠렸지만 한글 나라에서 겪을 각종 체험에 대한 기대감 탓인지 시종일관 상기된 표정이었다.
방문단은 이날 서울시내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에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만나고 밤에는 남산에서 서울야경을 관람했다.
본격적인 나들이는 22일부터 시작된다. 오전10시 찌아찌아족 일행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와 문화ㆍ예술 교류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시는 향후 바우바우시 민속공연단을 서울에 초청하고 바우바우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방문단은 훈민정음학회와도 바우바우시에 한국센터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이들은 저녁에는 빛 축제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 예정이다.
23일에는 광화문광장 지하의 한글전시관인 '세종이야기'를 방문해 세종대왕의 업적과 한글창제에 관한 전시물을 관람한다. 세종이야기에서 오 시장은 '한글사랑'이라는 글씨를, 찌아찌아족 학생은 '찌아찌아'라는 글씨를 각각 작성해 교환한다.
이들은 성탄연휴인 24일과 25일에도 서울랜드와 인사동, 남대문 등을 차례로 방문한 후 인삼, 학용품, 전통인형 등을 선물 받고 26일 오전 귀국길에 오른다.
훈민정음학회는 지난해 7월21일 바우바우시와 한글 보급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찌아찌아족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어 보급하는 등 한글 전파에 앞장서왔다. 훈민정음학회 관계자는 "한글로 맺어진 형제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국인의 문화와 역사, 생활상을 체험하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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