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 점거라는 초강수를 두며 퇴로 없는 예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강경 투쟁론이 우세한 가운에 일부 의원들은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4대강 예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통령+여야대표"의 3자회담이 성사되지 않는 한 예결특위 점거를 풀지 않겠다면서 배수진을 치고 있다.
18일 민주당은 예결특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여권에 3자회담 수용을 재차 촉구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당 대표까지 4대강 예산 문제를 풀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라고 하는데 이를 외면한다면 잘못된 판단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우리의 주장이 수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예결위 점거는 협상을 위한 투쟁"이라며 "한나라당이 협상안을 들고 나와 타결되면 모두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결기를 강조하려는 듯이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점거 첫날인 17일 회의장에서 밤을 보냈다. 아직까지 당내에선 여권의 결단을 촉구하는 강경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점거가 장기화할수록 '폭력 국회'를 비판하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온건론도 엄존한다. 민주당 김부겸 김효석 정장선 의원 등이 전날 여야 중진 12인 모임에 참석한 것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모임에 참석한 정장선 의원은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국회가 파행으로 끝나면 국회 존립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여야 지도부가 자기 주장만 하고 대화로 풀려는 정치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효석 의원도 "민주당이 잘 싸우되 마지막까지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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