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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기후회의 폐막/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더니…"결론 내년 총회로" 뒷걸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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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기후회의 폐막/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더니…"결론 내년 총회로" 뒷걸음 위기

입력
2009.12.2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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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새로운 기후변화협약 도출을 위한 세계 정상들의 노력이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마지막 날인 18일(현지시간)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130여개국 정상들의 막바지 노력에도 불구, 이번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개도국 지원 등에 대한 실질적 구속력 있는 합의 도달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회담장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근 2주 동안 이 같은 현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온 선진국과 개도국 그룹이 마지막 하루 이틀 만에 극적인 반전을 이루기는 그만큼 어려웠다는 얘기다.

130여개국 정상들은 이날 오전 벨라센타에서 공동 성명 초안과 쟁점 사항들을 협의하기 위해 정상간 개별 회동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장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19개 주요국 정상들을 잇따라 만나며 합의안 도출에 나섰지만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정상들간 개별 회동에서는 한때 중국측이 협상 진행을 거부하기도 했으나 오바마 미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만남이 단연 주목을 받았다.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각각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을 대표하는 양국 정상의 막판 입장차이 해소 여부가 전체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의 투명성을 강조한데 대해 중국이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아 미중 개별회담에선 특별한 결실을 나오지 않았다. AFP통신은 "두 정상이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눠 진일보한 의견조율을 이뤘다"고 전했지만 55분 동안 지속된 대화에서 돌파구가 될 구체적 합의를 마련했다고 평가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오바마 효과'에 대한 실망감도 표출됐다. AF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할 수 있는 확실한 것은 없다"며 "그는 '기후 지뢰밭'에 들어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 직전에 내놓은 개발도상국 지원안(매년 1,000억 달러)참여 발표 덕분에 중국 등 개도국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지는 등 한때 막판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28개 주요국 정상들이 17일 심야부터 18일 새벽까지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12일에 걸친 이번 회의의 성과를 담은 공동성명 초안을 마련했을 때에도 일부 진전이 가시화했다.

공동성명 초안 마련에 대해 프레드릭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밤새 접점을 찾기 위해 각국의 의견을 계속 물었다"고 말했고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도 "비록 목적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매우 건설적인 대화가 밤새 오갔다"고 전했다.

그러나 초안 마련에도 불구, 참가국들이'구속력' 있는 합의문 채택보다는 내년 이후의 기후변화회의에서 최종적 합의를 일궈내는 것을 목표로 한, 일종의 정치적 선언문 발표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AP도 "내년 11월 예정된 멕시코시티 총회까지 결론을 짓자는 일종의 '마감시한'형성이 실질적 합의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에 나선 각국 정상들의 발언도 밝지 않았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하루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이처럼 의견이 엇갈린다면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것"이라며 "이번 회의 실패는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 말했다.

양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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