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조각, 조각의 화석을 키 120㎝, 몸무게 54㎏의 성인 여성 아르디로 완벽하게 복원한 연구가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가 꼽은 올해 '10대 과학적 성과' 중 최고로 선정됐다.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라는 학명이 붙은 이 화석은 440만년 전 최고(最古)의 인류로 추정되고 있다. 이제까지 최고의 인류로 알려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렌시스(루시)'보다도 120만년 정도 앞선다. 아르디는 에티오피아에서 발견 당시 바스라질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47명의 과학자가 15년간 분석 및 재건 작업에 매달려 올해 모습을 공개했다. 복원된 아르디는 루시 보다 30cm 가량 키가 크고 몸무게는 배 정도 더 나간다.
사이언스지는 10월 이 같은 성과를 특별호까지 내며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인류가 침팬지에서 갈라진 600만년 전부터 루시가 살았던 320만년 전 사이 어떻게 진화했는 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아르디의 복원은 그야말로 "전혀 알지 못했던 시대와 장소의 타임캡슐을 연 것"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팀 화이트 교수는 아르디가 "침팬지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다"며 침팬지와 비슷한 뇌 크기에 두발로 직립 보행을 했으며, 팔은 길고, 식물과 견과류뿐 아니라 작은 동물도 먹는 식성을 가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개골과 치아, 골반, 손발 등의 특징은 사람과 공동 조상에서 출발한 아프리카 영장류가 광범위하게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이 외에 사이언스지 10대 과학적 성과로 ▲중성자별 펄서 탄생의 비밀 발견 ▲라파마이신이라는 면역강화 약물로 인한 생쥐의 수명 연장 연구 ▲철보다 200배 강하고 구리보다 1,000배 높은 전도성을 가진 꿈의 나노물질 그래핀 합성기술 ▲가뭄에도 식물을 보호하게 해주는 분자 구조의 발견 ▲세계 최초의 X-선 레이저 기구개발 ▲치명적인 뇌질환과 유전성 시각장애 등의 유전자 치료법 개발 ▲100년간 밝히지 못했던 '자기 홀극' ▲달 표면의 물 존재를 확인케 한 NASA의 달 충돌 실험 ▲더 선명한 우주사진을 위한 허블망원경 수리 등을 꼽았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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