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간동의 금호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를 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금호미술관은 1989년 관훈동에 금호갤러리로 문을 연 뒤 1996년 지금 자리로 이전했다.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박강자 관장이 개관 이래 줄곧 미술관을 이끌고 있다.
금호미술관은 해외 유명 작가보다는 국내 신진 작가, 지방 작가 발굴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2004년부터 매년 공모를 통해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영아티스트'전을 열고 있고, 2005년에는 경기 이천에 금호창작스튜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20주년 기념전은 지난 20년간 열렸던 전시들을 총정리한다. 개관전이었던 '80년대 형상미술전'을 시작으로 미술관 3개 층의 벽면을 따라가면 500여 회의 전시 목록과 주요 소장품들을 볼 수 있다. 지금은 블루칩 작가가 된 오치균씨가 1991년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작품, 작고한 설치작가 박이소가 박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1995년 개인전에서 남긴 회화,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렌티큘러 기법으로 유명한 배준성씨의 1996년 초기작 등은 금호미술관의 성과를 한 눈에 보여준다.
이밖에 금호미술관 전시 이후 중견 작가로 발돋움한 강홍구 유근택 김홍주 민병헌씨 등 12명의 인터뷰 영상으로 꾸민 '영상 아카이브', 미술관 도록으로 꾸민 '도서 아카이브', 관련 잡지들로 구성한 '저널 아카이브'도 마련됐다.
금호미술관은 "요즘 화단이 신진 작가 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제는 40~50대 중견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02) 720-5114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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