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조병현)는 18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고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6년에 추징금 16억4,400만원을 선고했다.
조병현 재판장은"정 전 비서관이 친구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총무비서관을 지내며 금품을 받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특히 퇴임 후 시골로 내려가겠다고 공언하고 실제로 그렇게 한 노 전 대통령을 위해 특수활동비를 모아뒀다는 주장은 오히려 대통령을 욕보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조 재판장은 "이 같은 범행이 검찰수사로 상심에 빠져 있던 노 전 대통령에게는 결정타가 됐다"며 정 전 비서관을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
조 재판장은 지난 9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항소심에서 '동생을 죽게 한 형''봉하대군에서 초라한 시골 늙은이로 전락'등의 말을 동원해 훈계하기도 했다.
이날 같은 법원 형사7부(부장 이광범)는 박 전 회장에게서 7억원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에 대해 원심보다 1년 감형된 징역 1년에 추징금 7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를 통해 기업인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죄질이 나쁘고, 진술을 바꿔가며 범행을 부인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