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같은 당 서울시당 간부한테서 인사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최근 한나라당 서울시중앙위원연합회장 배모씨가 지난해 7월 공 의원에게 5,000만원이 입금된 체크카드를 준 사실을 확인, 대가관계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배씨가 체크카드를 건네기 몇 달 전 공 의원에게 "오랜 기간 동안 한나라당 당원으로 봉사했으니 공기업 사장이나 공단 이사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자신의 이력서를 전달했다는 첩보를 함께 입수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원 대상 공기업들의 명단이 적힌 배씨의 노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황상 배씨가 건넨 체크카드가 인사 로비와 관련된 대가성 금품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배씨의 공기업 사장 공모 지원 여부와 공 의원이 실제로 배씨의 인사로비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배씨를 소환해 인사 청탁 대가로 공 의원에게 카드를 줬는지 등을 조사한 뒤 이번 주 중 공 의원을 불러 카드를 받은 경위를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카드와 인사 청탁간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카드에 입금됐던 5,000만원에 대해 뇌물 또는 알선수재 혐의를,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공 의원을 상대로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시행사 대표 공경식(구속기소)씨와 다른 몇 개의 기업체로부터 4억여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공씨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공 의원의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했으나 공 의원은 "테러를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금품수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해왔다.
한편, 검찰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한테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공경식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을 이번 주 중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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