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신흥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고령자 간호 서비스의 수출도 검토하는 등 성장 시장ㆍ산업 발굴에 적극적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신흥국 전용 모델의 제품 개발ㆍ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전 중심이었던 제품 분야도 기계 등 생산재와 생활용품으로도 확대 추세다. 저가격에 현지 소비자 취향, 상거래 습관까지 반영해 아시아 중심의 중산층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캐논은 분당 20장의 저속 흑백 복사기를 중국 전용 모델로 판매할 계획이다. 기능을 복사로 한정해 지금까지 같은 기종에 비해 가격을 10% 정도 싸게 설정했다. 도시바(東芝)는 소형 저가격 컴퓨터 '넷북'의 중국 전용모델을 개발한다. 기본 사양은 기존 미국, 유럽 수출용과 다르지 않으나 하드디스크 구동장치(HDD), 메모리의 용량을 줄여 가격을 10% 정도 내린 600달러 이하로 설정해 2011년부터 판매할 방침이다.
세이코엡손은 프린터 본체 가격은 다소 높지만 순정 잉크 가격을 40% 정도 내린 중국 전용 모델을 이미 투입했다. 금속가공기계 제조회사인 아마다는 가공 속도를 일본 국내와 유럽수출용보다 15% 정도 느리게 해 가격을 30% 내린 판금가공기, 레저절단기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판매한다.
한편 나가쓰마 아키라(長妻昭) 후생노동성 장관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고령자 간호는 향후 굉장히 성장할 (산업)분야"라며 "일본의 간호 서비스는 노하우가 있으므로 특허를 딸 수 있는 분야지 않은가"고 말해 성장 산업 발굴의 일환으로 간호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음을 밝혔다. 나가쓰마 장관은 "모든 선진국의 고령화가 예상돼 특허를 따면 세계 일류의 간호 노하우를 수출할 수 있다"며 "대단한 '빅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부터 개호(介護)보험이라는 고령자 간호제도(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를 도입한 일본은 보험 적용 시장이 현재 7조엔 규모이고 2015년에는 10조엔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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