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회의 폐막일이 다가오지만 이렇다 할 성과의 윤곽조차 나오지 않자 회담장 안팎에서는 실망과 자조 섞인 목소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시에 환경단체의 시위도 격렬해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회의의 비효율성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았다. 에드 밀리반드 영국 에너지ㆍ기후변화 담당 장관은 영국 BBC 방송에 "우리는 회의의 대부분을 (정상회의에서의) 테이블 배치 문제나 협정의 성격 등에 대한 이야기로 허비했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을 고려해 볼 때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후 재앙으로 생사 기로에 놓인 국가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온난화로 수몰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의 이안 프라이는 "우리는 타이타닉호에 탄 채 빠르게 침몰하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구명 보트를 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참가국의 불만이 커지자 회의를 주재한 덴마크는 회의 의장을 코네 헤데가르드 전 덴마크 기후장관에서 라르크 뢰케 라스무센 총리로 16일 황급히 교체했다.
회의가 지지부진하자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환경 단체의 시위도 격해지고 있다. 16일에는 2.500여명의 시위대가 바리케이드와 경찰 저지선을 뚫고 회의가 진행중인 코펜하겐 벨라센터 진입을 시도했다. 덴마크 경찰이 최루탄과 곤봉을 사용해 이들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260명이 체포돼 구류 처분을 받았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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