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4개 샀는데 이번에 2개 더 주문했어요. 민감성 피부인데 이건 뾰루지도 안 나고 잘 맞아요. 제발 단종시키지 말아주세요."
단종됐던 제품이 소비자의 요구로 되살아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입소문에 민감한 화장품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으로 종적을 감춘 상품뿐 아니라 '미끼 상품' 정도로 기간을 한정해 선보인 제품이 브랜드의 주력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17일 네이처 리퍼블릭에 따르면 7월 여름 기획 상품으로 5,000개 한정 출시했던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0% 수딩젤'이 재생산에 들어가 9만5,000개나 팔렸다. 300㎖의 소위 '짐승 같은' 대용량이지만 가격은 3,300원으로 저렴하다는 이유로 '짐승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 측은 당초 계획과 달리 고객의 구입 문의가 쇄도하자 이 제품을 정규 품목으로 계속 생산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2007년 선보여 지난해 4월 단종됐던 애경의 블루칩 핸드워시도 부활했다. 사회 이슈로 새롭게 발생한 소비자의 수요 때문이다. 신종플루 여파로 위생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재출시된 이 제품은 시장 반응이 탐탁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단종 직전 3개월 월평균 판매량이 6,000여 개였지만 최근 3개월간 월평균 판매량은 3만여 개로 5배 이상 늘었다. 애경은 이에 고무돼 전문 항균 브랜드 제품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1990년대 초 대형마트에서 유통됐던 브랜드 식물나라도 최근 재출시 됐다. 한때 연간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식물나라는 CJ제일제당에서 분리된 화장품 업체 엔프라니가 2002년 한국주철관으로 넘어가면서 자취를 감췄다.
엔프라니는 다른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해 식물나라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소비자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7년 만에 되살렸다. TV홈쇼핑 채널 CJ오쇼핑을 통해 '테라피 바이 식물나라'로 재탄생한 이 제품은 첫 방송부터 3,500 세트가 모두 판매돼 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단기간 내에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들의 부활은 결국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고객의 입소문을 유도할 확실하고 강력한 특징을 가진 제품이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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