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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흙싸움' "강에서 파낸 준설토 우리 지역에 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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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흙싸움' "강에서 파낸 준설토 우리 지역에 더 달라"

입력
2009.12.1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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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 준설토를 더 달라." "강 주변 농토 영농보상금은 지주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닌가."

4대강 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리모델링 농경지 보상금과 준설토 확보 등을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간, 지역주민들간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7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정부가 4대강 사업과정에서 2년간 리모델링을 하려는 농지면적은 대구ㆍ경북에만 4,700만㎡, 보상액은 2,200여억원에 이른다.

농지 리모델링은 강변 저습지 농경지의 표토층을 긁어 내 따로 모았다가 강에서 준설한 흙으로 채운 뒤 다시 표토로 덮어 침수를 막는 작업으로 정부는 농민들이 2년간 농사를 짓지 못하는 대신 보상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낙동강을 경계로 둔 경북 상주시와 의성군은 최근 준설토 확보를 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북 상주시 낙동면 낙동리와 장곡리 주민들은 최근 상주시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에 "마을 앞 강에서 준설한 흙을 관내 상습침수지역 농지 리모델링에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낙동리 새마을지도자 김동석(52)씨는 "2번이나 경지정리를 한 농경지가 하루 50㎜의 비에도 물에 잠기기 일쑤"라며 "이번에 리모델링을 하지 못하면 땅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돼 주민들이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건너편의 의성군도 준설토를 지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은 최근 국토해양부 등에 보낸 '낙동강 준설토 유형별 처리계획 수정요구' 공문을 통해 "당초 주민설명회 때와 달리 서재 등 2개 지구가 사업대상에서 빠져 농민들의 불만이 높으니 상주지역에서 나올 준설토 가운데 350만㎥를 더 달라"고 건의했다.

농경지 보상금을 싸고 농지 지주와 임차농 사이의 갈등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관련법 규정상 영농보상금은 원칙적으로 실경작자에게 돌아가야 하나 대부분 임차농들이 구두계약으로 경작 하고 있는데다 2년 뒤 다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권리를 주장하기 힘들다.

권모(50ㆍ상주시 낙동면)씨는 "공단조성처럼 농지가 아예 편입된다면 지주와 법대로 하자고 해 볼 수 있지만 리모델링이 끝나고 다시 그 땅에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얼굴 붉힐 수 있겠냐"며 "10마지기(6,600㎡) 2,200여만원의 보상금을 받아 대도시에 사는 부재지주에게 절반 정도 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자체와 주민들이 신경을 쓰는 이유는 영농보상금 액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책정한 영농보상금은 660㎡(200평) 기준으로 2년간 총 220만원. 같은 면적에서 벼농사 지어봐야 7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3배가 넘는다. 농민들로서는 상습침수 농지가 옥토로 바뀌고 농사짓지 못하는 동안 쏠쏠한 보상금도 챙기는 셈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이해관계자들끼리 갈등과 잡음이 예상된다"면서 "정부가 뚜렷한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상주=김용태 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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